네영카 84

영화 아티스트 - 흑백 무성영화가 보여주는 놀랄만한 힘

長江後浪推前浪이라는 말이 있다. 중국 장강의 뒷 물결이 앞 물결을 밀어낸다는 의미다. 세상은 진보하고 사람들은 신진에게 제 자리를 물려줘야 한다. 인류는 그렇게 움직여왔다. 밀려나고 물려줘야 하는 입장에선 괴로운 일이지만 자신도 누군가의 자리를 차지했을때 누군가의..

영화 강철의 연금술사 미로스의 성스러운 별 - 형이상학적 소셜무비

제 아무리 완벽한 사회주의 국가라 해도 계급이 존재하다는 것은 현존하는 몇 개의 사회주의 국가에서 발견된다. 같이 생산하고 같이 공유하자는 이상향에 접근하지 못하는 이런 계급주의는 대개가 정보와 경제력을 쥔 자를 중심으로 원심력을 발휘한다. 시간이 흘러 대체 사회..

영화 악질경찰 - 검은 잉크가 삶의 오선지에 배어들듯

2005년 미국 남부 뉴올리언스를 집어삼킨 태풍 카트리나는 미국인에게는 한바탕 전쟁을 치룬 것 그 이상의 트라우마로 자리잡은 모양이다. 적지 않은 영화에서 뉴올리언스와 그곳의 주민들은 치유하기 어려운 심리적 공황을 지니며 사는 것으로 그려져왔다. 영화 악질경찰의 주무..

영화 프렌즈 위드 베네핏 - 감정없는 사랑이 친구사이에서 가능할까

로맨틱 코미디 영화에서 가장 큰 고민거리는 친구로서의 우정이 어떻게 연인으로서의 사랑으로 진화되는 지를 무슨 방식으로 표현해볼까 하는 것이었다. 그러기에 늘 말로 상대방의 의중을 떠보고 그게 아니다 싶으며 헤어졌다가 우연한 계기로 참된 사랑은 바로 멀지 않은 곳에..

영화 체인지 어드레스 - 묘하고 달콤한 인연의 끈

누가 그러던데, 프랑스의 로맨스 영화는 너무 느물거려서 싫다고, 어느 정도 동의해왔다. 그런데 영화 체인지 어드레스는 그런 편견을 일부분이나마 깨주는 영화였다. 사랑의 감정이 갑작스레 다가오고 그게 사랑인지 아닌지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고, 누군가에겐 사랑이지만 누군가에겐 쉽게 변할 ..

영화 밴드 명 올 댓 아이 러브 - 폴란드, 1981년 그해

1981년 대한민국은 민주화의 바람이 순식간에 불었다가 순식간에 사라진 그해였다. 바다 건너고 산을 건너 저 멀리 폴란드의 어느 중소도시에도 소련의 간섭과 억압으로 서민들의 분노가 서서히 팽창하던 때였다. 자기가 하고픈 말을 주변의 시선을 의식하며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게 바로 비민주적 ..

영화 두라라 승진기 - 북경 여자의 일과 사랑에 대한 엣지한 기록

중국에서 아니, 세계에서 가장 많은 블로그 방문자수를 기록한 인물은 바로 영화 두라라 승진기의 감독겸 여주인공 서정뢰다. 오늘 현재 3억 명이 넘는 방문객수를 자랑하는 그녀는 조미, 장즈이, 주신과 더불어 4대 花旦(여주인공을 의미하는 경극 용어)으로 꼽힌다. 다른 배우와 달리 스스로가 영화 ..

영화 도가니 - 잿빛 안개 도시의 비가(悲歌)

영화 도가니는 동명의 공지영 원작소설을 바탕으로 하고 있으며 그녀의 소설은 실제 있었던 사건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이미 소설을 읽은 독자들에게는 그 필치에서 뿜어져 나왔던 독하고 센 이야기를 영상으로 어떻게 구현가능할지 궁금해질 듯 싶다. 그 이유는 내용 자체가 아름다운 인생스토리가..

영화 챔프 - 우박이의 눈빛은 최고의 연기였다.

영화소재는 무궁무진하지만 그중에서도 스포츠, 동물, 아이가 나오는 영화는 찍기도 흥행하기도 쉽지 않다고 한다. 영화 챔프는 공교롭게도 이 세 가지 요건이 한데 뭉뚱그려진 말그대로 불가예측한 영화다. 하지만 이미 결과물은 완성되었고 이제 한국 사람들이 가장 많이 영화를 본다는 추석시즌의..

영화 푸른소금 - 쓸쓸하고도 아름다운 러브 느와르

서늘하고 몽환적인 러브 판타지 세상에 푸른 소금은 없다. 그러나 영화 푸른 소금안에선 "푸름"과 "소금"이 등장한다. 그것도 아주 빈번하게. 나이가 들면 점점 짠맛을 찾는다고 한다. 체내안의 전해질 분해에 문제가 생겨있을 듯 싶고 신산한 삶의 농축 자체가 짜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러나 웰빙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