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충 17

서평 고베밥상 - 담백한 가츠오부시 감칠 맛이 배어 나오더라

1908년 일본의 이케다 키쿠나에 박사에 의해 감칠 맛이 발견된 이후 우리는 일본 요리에서 바로 이 감칠 맛 때문에 자극받고 현혹된 것은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좀 더 미각적 판단을 해보면 다시마나 가츠오부시를 끓여낸 뒤 맛을 보면 느껴지는 달착지근하면서도 입맛을 돋우는, 혀 끝뿐만 아니..

서평 오늘을 즐기고 내일을 꿈꾸다 - 메이저리거 추신수의 이야기

클리블랜드 인디언즈의 우익수 자리엔 언제나 그가 서있다. 그가 보여주는 플레이는 기사거리가 되어 한국의 야구팬들을 즐겁게 해주었고 타석으로 돌아온 팀의 4번 타자의 호쾌한 홈런 한 방은 그 다음날 동영상 클립을 반복해서 리플레이를 하게 만들었다. 바로 야구선수 추신수의 이야기다. 야구..

서평 노르딕 라운지 - 음악과 함께 떠나는 은빛 세상

오로라와 백야의 나라로 인식되는 北國은 참으로 먼 느낌을 준다. 중국 해남도의 天涯海角도 그런 느낌을 주는데 하늘 끝 낭떠러지에 있는 바닷가라는 한자 의미를 풀어보면 그곳이 얼마나 먼 느낌인지 알 수 있다. 그런데 막상 가보니, 수평선이 끝이 없고 그 바닷가에 내 키의 세배 정도 되는 돌 덩..

서평 윈터홀릭 그 두번째 이야기 - 다시 만난 겨울, 홋카이도

21세기 들어 2005년과 2007년 각각 일년씩 중국 북경에 머물렀습니다. 일을 하는 것도 아니고 전적으로 나 자신을 만들어 보고 싶어 있었기에 심적인 부담이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숙소에서만 머물 수도 없어 우연히 구한 북경 박물관 티켓과 지도를 들고 헤매고 다녔습니다. 그러다 보니 세계를 가다 같..

서평 자정의 결혼식 - 몸에 대한 문학적 자극

작가 한지수의 단편 소설집 자정의 결혼식은 7편으로 일관된 주제의 공통점을 하나 찾아내라면 단연코 몸의 探源적 追究다. 특히 세 번째 소설 배꼽의 기원부터 마지막 편인 페르마타까지 혹시 같은 시기에 쓰여진 연작이 아닐까 싶을 정도다. 혹시 당신은 알몸인 채 당신의 몸을 관찰한 적이 있었는..

영화 브라보 재즈라이프 - 베테랑의 열정을 느끼다

볼만한 영화가 될지 자신이 없었습니다. 비가 금새라도 내릴 것 같은 주말 저녁, 혹시 나 혼자서 텅빈 객석에 앉아 보는 것은 아닐까 걱정이 되었던 영화는 블록버스터 영화도 아닌 다큐멘터리 영화였습니다. 그러나 괜한 걱정이었습니다. 입추의 여지없이 들어찬 관객들, 놀랍더군요. 이 사람들은 왜 ..

서평 암자로 가는 길2 - 누가 내게 그곳에 왜 가냐고 묻거늘

산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힘들게 뭐하러 산에 가십니까 라고 물어보면 산이 거기 있으니 오릅니다라고 했다. 또 굳이 논어 구절을 인용하지 않더라도 지자요수 인자요산(知者樂水 仁者樂山)라는 말도 많이 들어본 명구다. 그런데 일단 힘이 들어 산을 타는 것을 싫어하는 것을 보니 어진 이가 되긴 틀..

영화 프로즌 - 장국영에게 바치는 홍콩배우들의 헌정사

홍콩 전성기때는 왠만한 영화라면 한국에서 대부분 상영된 적도 있었다. 97년 무렵 홍콩이 중국으로 반환된뒤 유명스타들의 해외이주가 줄을 이으며 홍콩영화는 규모와 내용면서 휘청거렸고 그 즈음부터 한국에서 홍콩 영화보기가 무척 어려워 졌다. 그렇다고 영화가 안 만들어진 것도 아니지만 근래..

영화 디센트2 - 좀비 괴물만큼 두려운 폐소공포증

사람은 평범한 상황하에 공포를 느끼기도 한다. 그 말은 누군가에게는 아무렇지도 않은 상태임에도 누군가에겐 소름이 돋을 정도로 불편함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바로 고소공포증과 폐소공포증이 이런 범주에 들 것이다. 군대에서 훈련항목중 막타워라는 것이 있다. 10여 미터 정도 올라간뒤 뛰어 ..

산티아고에 비가 내린다 - 100일동안 남미를 둘러보다

세상 끝 남미로의 100일 로드무비 라는 작은 부제가 달린 책 산티아고에 비가 내린다는 저자 박지훈이 중남미의 6개국 12개 도시를 다니며 쓴 기행문이다. 수많은 기행문들은 첫 방문의 설레임 때문인지 매우 들떠 있거나 혹은 “~라고 하더라” 체의 불편한 어투 때문에 설익은 밥을 대하는 느낌이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