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프렌즈 위드 베네핏 - 감정없는 사랑이 친구사이에서 가능할까

효준선생 2011. 10. 29. 10:09

 

 

 

 

로맨틱 코미디 영화에서 가장 큰 고민거리는 친구로서의 우정이 어떻게 연인으로서의 사랑으로 진화되는 지를 무슨 방식으로 표현해볼까 하는 것이었다. 그러기에 늘 말로 상대방의 의중을 떠보고 그게 아니다 싶으며 헤어졌다가 우연한 계기로 참된 사랑은 바로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는 천편일률적 스토리라인을 謳歌해왔다.


그러니 로코라면 그게 그거다. 배우만 교체하면 다 똑같은 스토리다라고 식상해 마지 않는 영화팬에게 영화 프렌즈 위드 베네핏은 찐득하면서도 애교가 철철 넘치는  베드신을 대량으로 삽입해 이래도 다 그게 그거냐며 시위를 한다. 솔직히 친구로서의 감정으로 성적 관계에 몰입해 가는 커플에게 제3자의 관음증 그 이상의 느낌은 없었다. 단지 친구임을 강조하면서 잠자리를 같이 한다는 설정은 하룻밤에도 만리장성을 쌓는다는 고전적 속담에 비추어 이들의 행각이 철부지 애들같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기 때문이다.


남녀에게 좋은 시간은 말로 하지 않아도 알 수 있고 행복하다. 그런데 균열이 시작되면 그건 둘의 시간을 말로 가득 채워도 해결이 안될 때가 많다. 근데 이들 커플은 아주 쿨하게 헤어짐을 선언한다. 하지만 그래보였던 것 같다. 성관계를 갖는 친구에서 성관계를 갖지 않는 친구로의 전환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다른 이성을 만나기도 하지만 다시 헤어짐의 과정을 겪는 모습은 매우 인위적으로 보였다. 인연은 이미 정해진 것임을 각인이라도 시켜줄 요량으로 말이다.


한번 돌아온 친구에게 어떤 감정을 가질 수 있을까 남자의 아버지는 치매 증세가 있고 여자의 엄마는 남자를 찾아 세상을 주유하며 사는 중이다. 인생의 선배격인 그들에게서의 조언은 얼마나 쓸모가 있는 것일까 서른은 족히 되어 보이는 남녀가 찐한 친구에서 그냥 친구로 그러다 다시 연인으로 변신하는 과정을 보며 애매한 것을 정해주는 남자라도 초빙하고픈 생각이 든다. 아니 그가 영화속 이들 커플의 모습을 유심히 보고 나면 이런 소리를 하지 않을까 “너무나 독특해서 정의 내릴 수 없다”


사랑에 정답이 어디있냐고 묻는다면 그 사람의 스탠스가 솔직히 의심스럽다. 하룻밤을 보내고 난 뒤 아무 감정도 없었다. 는 말을 두 사람이 동시에 내뱉을 수 있는 확률은 얼마나 될까 나는 그렇지 않은데 상대방에게 자신의 심정을 들키는 게 싫어 거짓말을 하는 것은 아닐까


여자가 진정한 로맨스를 찾고 싶다며 거리에서 만난 소아암 전문의와 사귀는 모습이 나온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일 때문에 급히 집을 나서는 남자를 보고서 화를 하는 여자의 모습이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진정한 로맨스가 오로지 자기 곁에서 자신만을 사랑해 주는 그런 모습은 아니지 않는가. 사랑도 일도 일상도 현실이다. 현실은 몽상이 아니다. 내키지 않으면 사랑하지 않아도 된다. 그리고 진짜 사랑을 할 요량이면 스스로를 감추거나 속내를 드러내지 않으려고 입술을 깨물 필요도 없다. 그냥 마음 내키는 대로 사랑하면 된다.


블랙스완의 얄미운 캐릭터로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던 밀라 쿠니스의 속살은 남성 관객을 애태우는 수준으로 등장한다. 그럼에도 수위가 높은 것처럼 보이는 이유는 거사만을 위해 치루는 성행위가 아닌 즐김을 전제로 한 그것이기에 더 그렇게 보일 뿐이었다. 로맨틱 코미디 다음 수순은 야한 성인물이라는 말이 맞는 것 같다.

 

 

 

 

 

 

 

 

 

 


프렌즈 위드 베네핏 (2011)

Friends with Benefits 
7.6
감독
윌 글럭
출연
저스틴 팀버레이크, 밀라 쿠니스, 패트리샤 클락슨, 지나 엘프만, 브라이언 그린버그
정보
로맨스/멜로, 코미디 | 미국 | 109 분 | 2011-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