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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 / 최은영

소설은 주인공 '희원'이 같은 여성으로서 대학강사 '그녀'를 만나는 과정에서 여성성이 터지는 장면을 삽입했다. 더 이상은 공유할 것이 없을 것 같은 정신적인 유대감, 그렇게 조금 가까워지는 듯한 두 사람의 관계는 수업 시간에 희원이 써 낸 에세이로 증폭한다. 희원이 다룬 내용은 그 해 용산에서 벌어진 공권력에 의해 무참히 자행된 폭력으로 다수의 희생자가 발생한 이른바 용산 참사고, 그걸 지극히 개인의 시선에서 언급한다. 하지만 같은 수업을 듣고 있는 학생들은 제각각의 의견을 제시한다. 누군가는 적극적으로 반대 의사를 표명하고 어떤 이는 마치 자신의 의견이 정설이라는 듯 비꼬기까지 한다. 그 상황을 제어하고 희원 쪽으로 물꼬를 터준 것이 바로 강사 '그녀'다. ​ 수업 시간을 통해 어느 정도 공감대가 만들..

영화 독수리 에디 - [리뷰] 도전은 언제나 아릅답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사는 게 가장 바람직한 것임은 알려주지 않아도 잘 알겁니다. 하지만 실제에서 그렇게 사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늘 실패를 두려워 할 수 밖에 없는 건 사회가 부실하게 짜놓은 시스템 탓이고 남과 조금 다른 인생은 패배자의 모습으로 보는 것은 사회 구성원들..

영화 배트맨 대 슈퍼맨 : 저스티스의 시작 - [리뷰] 떡밥과 퍼즐

당대의 슈퍼 히어로 둘이 처음엔 좋지 않은 감정으로 서로를 대했다. 특히 배트맨이 슈퍼맨에 대한 판단은 상당히 감정적이었다. 그도 그럴 수 밖에 없는 게 자신의 회사와 직원들의 고통이 슈퍼맨의 대활약(?)으로 말미암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신의 경지에 올랐다는 평을 받는 슈퍼맨에..

영화 룸 - [리뷰] 어디가 아닌 어떻게 사는 지에 대한 물음

인간이 엄마의 자궁 안에서 무려 10개월이나 머물다가 세상에 나오는 건 그만큼 인간이 외부의 충격에 노출될 경우 취약함을 드러낸다는 것이기도 하고 이미 세상을 경험한 엄마로부터 사는 지혜를 받아들이는 데 시간이 걸린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세상에 나오면 무수한 도움..

영화 스포트라이트 - [리뷰] 한국언론에 투사하다

언론을 통해 우리가 알게 되는 세상일은 얼마나 될까 제 아무리 통신이 발달했다고 해서 사건 사고를 직접 목격하거나 목격한 사람을 통해 전해 듣는 건 별로 없다. 세상에서 벌어지는 대부분의 일들은 언론을 통해, 혹은 데스크와 기자를 통해 전달되지만 그것이 얼마나 신뢰할 만한 가..

영화 귀향 - [리뷰] 덮어 놓았던 역사의 한페이지를 펴다

영화 귀향의 뜻은 우리가 알고 있는 ‘고향으로 돌아가다’ 의 의미가 아니다. '귀신 鬼' 자를 사용하고 있다. 영화는 1943년 여름과 1991년을 오고 가며 한때는 정신대로 알려진, 지금의 위안부 여성으로 살았던 조선 땅의 여성들을 다룬 작품이다. 이 영화가 현재 박스 오피스 수위에 오르..

영화 킬 미 달링 - [리뷰] 마지막 여행은 그녀와 함께

사는 것을 마감하려는 이유는 다양했다. 그런데 살면서 단 한번도 제대로 된 감정을 가져본 적이 없다는 이유로 인생의 마지막 여행을 선택하려고 하다니, 제 아무리 온실 속 화초처럼 살았다고 해도 좀 심했다. 하지만 그런 부류의 사람들이 그 말고 또 있다고 한다. 죽음을 스스로 선택..

영화 로봇, 소리 - [리뷰] 대신을 넘어 반려로

대구 지하철 참사가 일어난 지 13년이 지났다. 지하 공간에서 고의에 의해 저질러진 방화로 백 여명이 목숨을 잃었고 안전 불감증이라는 단어가 대서특필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어디서 어떻게 터질 지 모르는 이런 인재성 재난 앞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제발 내게는 터지지 말..

영화 동주 - [리뷰] 하늘을 우러러 부끄럼없기를...

일제 강점기를 살다간 많은 인물들이 영화 소재로 다뤄지지 않았던 측면엔 반공이 그 무엇보다 우선시 되었던 60년대부터 80년대의 군부에 의한 공안 통치 때문이라는 주장이 있다. 항일 운동을 했건 아니면 일제에 부역을 했던 상관없이 교과서에서 작품도 아닌 사조의 일원으로만 익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