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강철의 연금술사 미로스의 성스러운 별 - 형이상학적 소셜무비

효준선생 2012. 1. 21. 01:58

 

 

 

 

제 아무리 완벽한 사회주의 국가라 해도 계급이 존재하다는 것은 현존하는 몇 개의 사회주의 국가에서 발견된다. 같이 생산하고 같이 공유하자는 이상향에 접근하지 못하는 이런 계급주의는 대개가 정보와 경제력을 쥔 자를 중심으로 원심력을 발휘한다.


시간이 흘러 대체 사회가 발현되도 결국은 계급 사회일 것이며 추가로 무력을 움켜쥔 자에게 지배권력이 생기게 마련이며 역사는 이들을 중심으로 맴돌았다고 기술한다. 하지만 주류에 편입되지 못한 피지배계급의 삶은 천시되거나 무시되었다. 개중에는 이들의 삶에 동기를 부여하며 사다리를 타고 위쪽으로 올라가보자 독려해보지만 무력화되기 일쑤였다.


지배권력층에 머무르는 사람들은 절대 한번 쥔 권력을 내놓지 않으려는 속성을 지닌다. 그것이 공고해지면 수구층으로 변모하고 자신보다 못한 사람들의 진입을 원치 않는다. 한 사회의 경제력은 한정되어 있다. 가진 자의 주머니는 별로 가지지 못한 자의 주머니에서 나온 재화로 불려진 것이며 그 과정을 우린 자유경쟁체제하에서의 시장경제라고 부른다.


예로부터 최고층에 앉아 있는 사람은 밑에 있는 사람들로부터 고혈을 짜내 자신의 배를 불린다고 했다. 고혈은 결국 많이 가지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피눈물이다. 그걸 한데 모아 응축시키면 영화 강철의 연금술사에 나오는 선혈의 돌이 될 지도 모른다. 그건 영롱하지만 애환과 핍박의 결정체다. 그걸 보석이라고 부르며 손아귀에 넣고 온 세상을 주무르려 하는 사람은 한때는 나의 형제였을 수도 있다.


영화 강철의 연금술사 미로스의 성스러운 별은 미래의 세기말적 분위기가 농후한 일본의 애니메이션 영화지만 그 안에 은유하고 있는 이야기구조는 가히 혁명적이었다. 아메스트리, 크레타라는 강대국 사이에 버려진 것과 다름없는 유민들의 마을로 비유되는 미로스 골짜기 사람들간의 신경전이 주요한 배경이다. 물론 그 안에 악의 인물과 선의의 피해자, 그리고 중재를 맡은 인물들이 출현해 섬광이 난무하는 파괴본능을 보여주지만 그런 것들은 곁가지였다.


영화의 주요 테마는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그리고 탐하는 자로 나뉜다. 여기에 도덕 교과서에나 나올법한 통상적인 선악의 구분은 불필요하다. 과거 악당의 무리에게 테러를 당해 얼굴과 신체일부를 훼손 당한 자의 분노와 욕망도 이해할 수 있으며 선혈의 돌을 갖기 위해 갖은 악행과 사기를 치는 탈옥수의 비참한 결말에도 수긍이 된다. 그러나 이 영화의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줄리아의 모습에서 큰 줄기를 읽어보았다. 본인이 크레타 출신이자 부모와 오빠(?)를 비명횡사하게 한 악의 무리에게 자기 힘으로는 복수조차 할 수 없는 연약한 여자의 몸이지만 그는 가난뱅이들의 마을인 미로스 사람들을 위해 헌신한다. 거기에 자신이 과거에 아픈 상처를 입고 지내는 에드와 알 형제의 도움은 권력을 가진 자가 아닌 바로 줄리아로 향하고 있다.


제목에 등장하는 성스러운 별은 완벽을 갖기 위한 욕망의 몸부림이다. 그걸 탐하는 자들의 몸은 정상이 아닌 듯 싶다. 어딘가 한곳은 결손상태이며 심지어 영혼만 덩그러니 남겨진 인물도 있다. 그들이 부리는 착한 욕심(?) 한 켠엔 우리 인간들, 소위 별로 부족함 없이 살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겨누고 있는 경고의 메시지처럼 보였다.


이 영화는 쉴 새 없이 튀어나오는 명제와 처음 듣는 고유명사들이 난무하는 바람에 쉽게 집중하기 어렵다. 일본의 옥시덴탈리즘의 반영이라도 되는 듯, 서양이름을 가진 무국적 캐릭터들을 이해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린다. 이들은 매사에 시니컬하고 염세주의적 성향이 없지 않다. 세상사에 익숙하지 않은 아이들이 화면만 즐길 수 있는 녹록한 영화는 아닌 듯 싶다.


세상이 변하여 신체일부를 오토메일(기계갑옷)로 교체하며 연명이 가능한 그때가 언제 올지는 모르겠다. 쇠붙이 몸을 하고도 옳은 생각을 하는 자, 온전한 몸을 갖고도 탐욕의 아이콘으로 살려고 하는 자, 인간은 그렇게 진화해왔다고 주장하기엔 주제가 너무 무겁다.    

 

 

 

 

 

 

 


강철의 연금술사 : 미로스의 성스러운 별 (2012)

Fullmetal Alchemist 
9.1
감독
무라타 카즈야
출연
박로미, 쿠기미야 리에, 사카모토 마아야, 모리카와 토시유키, 미키 신이치로
정보
애니메이션, 액션, 어드벤처, 판타지 | 일본 | 110 분 | 2012-0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