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체인지 어드레스 - 묘하고 달콤한 인연의 끈

효준선생 2011. 10. 18. 00:07

 

 

 

 

 

 

누가 그러던데, 프랑스의 로맨스 영화는 너무 느물거려서 싫다고, 어느 정도 동의해왔다. 그런데 영화 체인지 어드레스는 그런 편견을 일부분이나마 깨주는 영화였다.


사랑의 감정이 갑작스레 다가오고 그게 사랑인지 아닌지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고, 누군가에겐 사랑이지만 누군가에겐 쉽게 변할 감정의 동요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재미있는 상황전개를 통해 사랑의 방정식을 풀어주었다.


아주 우연히 방을 구하는 남자와 방을 내놓은 여자가 만났다. 쉽게 룸메이트가 되고 소울 메이트로 발전하는가 싶었다. 호른 연주자겸 레슨을 하며 근근이 먹고 사는 남자, 호른을 배우는 여학생에게 호감을 느끼는 그에게 사랑의 공식을 알려주는 여자. 그 공식대로 여학생에게 접근하지만 문제 해결이 잘 되지 않는다.


사랑엔 답이 없다. 누군가에겐 꽃길이 다른 누군가에겐 가시밭길이 될 수 있다. 용기있는 자가 미녀를 얻는다지만 그 가당치도 않은 치기가 무뢰한으로 비추어질 수도 있다. 남자는 바라만 볼 줄 알았지 자신의 품안으로 들어온 피앙세를 지키는 법을 알지 못했다.


영화를 보면서 인연이나 연분은 있는가 보다 싶었다. 반드시 육체적 관계를 맺는 사이에다 인연이 있다고 말하려는 게 아니다. 난 사랑인데 그는 아닌가 싶고, 내 사랑을 물끄러니 바라만 보는 그런 관심도 사랑의 범주에 넣어보고 싶다. 지키는 사랑도 아름답지만 지켜보는 사랑도 아름답다.


우연히 길에서 마주친 남녀, 서로가 서로의 이상형에 대해 얘기를 나누면서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연인의 포즈를 취한다. 그들은 사랑하지 않는걸까 대체 그들을 누굴 사랑하는 걸까


시츄에이션 코미디물이라고 볼 수 있는 이 영화는 5년전에 만들어졌지만 코믹하면서도 아슬아슬한 감정선은 지금봐도 경쾌하다. 화질문제만 조금 손을 보면 프랑스 연인영화로서 손색이 없어 보인다. 영화 중간 중간 클래식 음악도 간들어진다. 


제목으로 선보인 체인지 어드레스(주소를 바꾸다)는 결론으로 가는 길목에서 단단히 자리잡고 있는 뱀또아리 같은 역할을 한다. 남자의 우유부단함이 가져온 결론은 오히려 전화위복이 된 건지, 그 뒷 이야기가 무척 궁금해진다. 홍상수 감독 영화필을 좋아하는 관객에게 추천한다. 

 

 

 

 

 

 

 


체인지 어드레스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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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감독
엠마누엘 무레
출연
엠마누엘 무레, 프레데리크 벨, 파니 발렛, 대니 브릴란트, 에이리앤 아스카리지
정보
코미디, 로맨스/멜로 | 프랑스 | 85 분 | 2011-1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