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서평]책 읽고 주절주절 55

서평 남자한테 차여서 시코쿠라니 - 가보고 싶게 하는 대리만족

몇 년전 아파트 단지안에 사는 일본인 가구를 위해 설치된 일본의 위성방송을 시청할 기회가 있었다. 나레이션은 알아듣지 못했지만 장면은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마치 김삿갓처럼 삿갓과 도포를 입고 지팡이를 든 젊은 여성이 사찰을 돌아다니는 일종의 투어 형식의 다큐멘타리였다. 그동..

코끼리에게 날개 달아주기 - 이외수 선생이 요즘 청춘에게 고함

1980년대 중반쯤으로 기억한다. 매우 보수적인 한국 소설계에 이단아로 불리며 외톨이처럼 인식되던 한 명의 소설가. 그는 칼, 들개등 제목에서부터 예사롭지 않은 단어의 취사선택을 감행했다. 간혹 방송사 단막극에서 그의 작품을 드라마로 보여주곤 했지만 센세이셔널한 작가로만 알려진 채 한동안..

서평 트렁커 - 나만의 안식처가 있나요?

좁은 공간안에 갇힌 적인 있었나. 공간은 크기와 상관없이 그곳에 자발적으로 갇힌 것과 타의에 의해 갇힌 것이 현격한 차이가 있다. 아무리 좁은 곳이라도 스스로가 세상과의 격리를 위해 숨었다면 그곳은 마음의 안식처가 되는 반면, 누군가의 겁박에 의해 갇힌 것이라면 그곳은 제 아무리 넓은 곳..

서평 아름다움이란 이름의 편견 - 예뻐지기 위해서라면

꽤 오래전 일이다. 중국 여성들의 전족이라는 주제의 발표를 듣고 나서 질문을 하게 되었다. 질문의 요지는 이랬다. “지금은 전족이 사라졌지만 오늘날 여성의 발을 감싸는 하이힐 역시 또다른 형태와 의미의 전족이 아니겠느냐?” 발표자는 잠시 침묵을 했고 다른 청중들, 특히 여성들은 웅성거리기..

서평 생각버리기 연습 - 무던하게 사는 법을 알려주다

어떤 책은 단숨에 죽죽 읽혀 내려가는 것이 있는 반면 어떤 책은 그 내용을 곱씹어가며 새겨놓아야 직성이 풀리는 책이 있다. 또 어떤 책은 그림이나 보는 것으로 만족하며 설렁설렁 넘기는 책도 있는 반면 또 어떤 책은 한페이지 마다 책 가운데를 꽉 눌러 접어 놓고 책에서 말하는 대로 행해봐야 될 ..

서평 노르딕 라운지 - 음악과 함께 떠나는 은빛 세상

오로라와 백야의 나라로 인식되는 北國은 참으로 먼 느낌을 준다. 중국 해남도의 天涯海角도 그런 느낌을 주는데 하늘 끝 낭떠러지에 있는 바닷가라는 한자 의미를 풀어보면 그곳이 얼마나 먼 느낌인지 알 수 있다. 그런데 막상 가보니, 수평선이 끝이 없고 그 바닷가에 내 키의 세배 정도 되는 돌 덩..

서평 윈터홀릭 그 두번째 이야기 - 다시 만난 겨울, 홋카이도

21세기 들어 2005년과 2007년 각각 일년씩 중국 북경에 머물렀습니다. 일을 하는 것도 아니고 전적으로 나 자신을 만들어 보고 싶어 있었기에 심적인 부담이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숙소에서만 머물 수도 없어 우연히 구한 북경 박물관 티켓과 지도를 들고 헤매고 다녔습니다. 그러다 보니 세계를 가다 같..

서평 자정의 결혼식 - 몸에 대한 문학적 자극

작가 한지수의 단편 소설집 자정의 결혼식은 7편으로 일관된 주제의 공통점을 하나 찾아내라면 단연코 몸의 探源적 追究다. 특히 세 번째 소설 배꼽의 기원부터 마지막 편인 페르마타까지 혹시 같은 시기에 쓰여진 연작이 아닐까 싶을 정도다. 혹시 당신은 알몸인 채 당신의 몸을 관찰한 적이 있었는..

서평 백수알바 내집장만기 - 이태백의 희망은 현실이 되었다

한때 대학을 졸업하면 당연히 번듯한 회사에 들어가서 제대로된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것이 상식이라고 생각했던 때가 있었다. 지금은 꿈도 꾸지 못할 상식이지만 그렇게 먼 과거의 이야기도 아니다. 최소한 98년 IMF시대가 한국에 도래하기 전까지는, 한국의 대학생들은 졸업후 진로에 큰 걱정은 하지 ..

서평 암자로 가는 길2 - 누가 내게 그곳에 왜 가냐고 묻거늘

산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힘들게 뭐하러 산에 가십니까 라고 물어보면 산이 거기 있으니 오릅니다라고 했다. 또 굳이 논어 구절을 인용하지 않더라도 지자요수 인자요산(知者樂水 仁者樂山)라는 말도 많이 들어본 명구다. 그런데 일단 힘이 들어 산을 타는 것을 싫어하는 것을 보니 어진 이가 되긴 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