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서평]책 읽고 주절주절

서평 생각버리기 연습 - 무던하게 사는 법을 알려주다

효준선생 2011. 1. 10. 00:15

 

 

 

어떤 책은 단숨에 죽죽 읽혀 내려가는 것이 있는 반면 어떤 책은 그 내용을 곱씹어가며 새겨놓아야 직성이 풀리는 책이 있다. 또 어떤 책은 그림이나 보는 것으로 만족하며 설렁설렁 넘기는 책도 있는 반면 또 어떤 책은 한페이지 마다 책 가운데를 꽉 눌러 접어 놓고 책에서 말하는 대로 행해봐야 될 내용의 것들도 있다.


일본의 젊은 승려 코이케 류노스케가 지은 생각버리기 연습은 이중 어디에 속할까 책을 처음 손에 들었을때는 그다지 많지도 않은 분량에 처세술에 대한 모종의 상술이겠거니 싶었다. 그런데 머리말부터 읽는 사람을 주눅들게 한다. 그게 나 자신의 행동을 들여다 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였다.


승려가 지은 책이니 불가에서 말하는 설법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그는 철저하게 생활인들의 이웃으로서 이 책을 메꾸고 있다. 이웃집 형처럼 너의 생활습관중에 잘못된 것이 있어 보인다. 그렇지? 음, 이렇게 고쳐보면 전보다 한결 좋아질텐데 해보지 않으련? 이렇게 조근조근 일러주고 있다.


이 책의 본문은 과연 인간에게 생각이란 무엇이냐는 원초적 질문을 던진다. 어린 시절 말장난 삼아서 “생각을 하지 않는 생각이 옳은 생각이라고 생각하는 바이다.”라고 읊조렸던 때가 생각난다. 그때야 아무것도 아닌 이말이 어린애들 장난말이 아니구나 싶다.


생각을 버릴 수 있다면 우린 결론적으로 행복해질텐데, 다들 그걸 못하고 사는 불행한 것이다. 불필요한 생각을 자유자재로 버릴 수 있다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함에도 요 생각이라는 것은 괴물같아서 늘 우리 곁을 맴돌면 평온을 방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럼 어떻게 하면 불필요한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있나. 나는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외치면 되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그는 오감을 통해 하나씩 스스로를 통제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러야 한다고 했다. 그렇다고 그게 종교인들이 고행을 하듯 어려운 것은 아니라고 한다.


듣기, 말하기, 보기, 쓰기, 먹기, 기르기, 접촉하기 등등 우리 일상의 행동에서 보여지는 극히 일반적인 행동들, 그런데 그 동작들을 유심히 살펴보면 조금씩의 하자가 있고 그게 우리를 불편하게 만든다는 주장이다. 일견 다들 일리가 있는 말들이다. 그래서 움찔거리게 만든다. 이 책은 훈계조가 아니다. 이렇게 해야만 한다는 계도문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강요하지 않는다. 단지 그 방법도 좋은 것이다라고만 이야기 한다. 그래서 자기에게 맞는 것만을 취사선택할 수도 있다. 또 이책은 행동심리학에 기초를 두고 있는 것 같다. 책 후반부에는 의학부 전공의 학자와의 대담을 통해 심리학과 과학을 접목시켜 오류에 대해 검증도 하고 있다.


무엇 보다 이 책은 서둘러 볼 필요가 없다. 하루에 한 챕터만 읽어도 좋다. 각각의 내용이 연결된 고리가 아니라 하나만 보고도 고개를 끄덕이고 맞아 내 이야기다. 이걸 고치봐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면 거기까지만 읽어도 좋다. 어차피 고쳐야 할 잘못된 습관은 하루아침에 고쳐지지는 않을테니 말이다. 그게 이책의 장점이다.  독서백편의자현 할 정도는 아니지만 두세번 정도 읽으면 내 생활이 전보다는 좀 더 무던해지지 않을까 그래서 내 마음이 편해지지 않을까 싶다면 이 책은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