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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봄 - [리뷰] 내 마지막 뮤즈를 위해

어떤 영화? 어느 예술가의 순수했던 시간을 반추하는 아름다운 영화 영화 봄, 정말 순수하다. 화학조미료에 길들여진 혀 끝에 자연의 맛을 댄 느낌이다. 시작은 조금 위태로웠다. 불안한 눈빛의 남자 겉으로 보이는 인상만 봐서는 아직 이승과 하직할 나이는 아닌 듯한데, 불편한 모양새..

영화 고양이 사무라이 - [리뷰] 이젠 개와 고양이의 시간

어떤 영화? 싸움이 아닌 평화가 더 좋은 사람들의 이야기 일본 에도막부 시기에 들어가며 일본 내부는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수백 년 동안 활개를 치던 지방토호들과 그들의 호위무사 격인 사무라이들의 삶도 전과 달리 쇠락해졌다. 당장 생계를 꾸려야 하는 그들로서는 전에는 생각지..

영화 철의 꿈 - [리뷰] 거대한 덩어리가 주는 묵직함에 압도되다

어떤 영화? 제철소와 조선소의 모습에서 한국의 산업화 시대를 보다 울산과 포항이 압축 경제 성장시대의 대표적 아이콘이 된 중공업 단지로 성장한데는 당시 나는 새도 떨어뜨린다는 최고 결정권자의 지시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무엇보다 자기 고향이나 다름없는 경상도와 항구를 끼고..

영화 거인 - [리뷰] 성장은 사치다. 우선 살고 싶다

어떤 영화? 생존을 위해 몸부림 치는 작은 소년의 분투기, 정말 쫀득하다 최우식이라는 이름을 기억해야 한다. 영화 거인은 올해의 한국영화로 꼽을 만했고 그 중심에서 거인으로 묘사된 배우 최우식은 이번 영화를 통해서도, 그리고 앞으로 오랫동안 한국영화의 주인공으로 활용될 가능..

영화 패션왕 - [리뷰] 인생 뭐있어, 폼나게 살아보다

어떤 영화? 간지에서 시작해 간지로 끝난 영화 학교 폭력의 후유증으로 나사 한 개 정도 풀린 듯한 표정으로 상대를 바라보는 모습이 영락없는 찌질이다. 남들보다 긴 기럭지만 빼면 어디 하나 내세울 것도 없어 보이지만 그런 허우대를 가지고 왜 늘 당하고만 사는 지 모르겠다. 예전에 ..

영화 아더 우먼 - [리뷰] 오뉴월에 서리 대신 사랑을...

어떤 영화? 바람핀 남자를 응징하기 위한 세 여자의 분투기 조강지처라는 말은 가난해서 쓸모없이 버려지는 쌀의 부산물인 조(糟-지게미)와 강(糠-겨)을 나눠 먹으며 어려움을 함께 했을때의 자신의 아내를 일컫는 말이다. 그런데 요즘엔 이 단어를 좀 다른 의미로 사용하고 있다. 경제적..

영화 레드카펫 - [리뷰] 사랑할때 놓칠 수 없는 것들

어떤 영화? 19금 소재를 이용해 15세도 볼 수 있게 한 아이디어가 반짝 에로 영화 감독이라는 딱지는 얼마만큼의 자격지심일까? 정극 상업 영화 감독의 프리미엄은 또 얼마만큼의 자긍심일까? 같은 필름으로 피사체를 찍은 일을 업(業)으로 삼으면서도 이 현격한 차이가 가져오는 심리적 ..

영화 다우더 - [리뷰] 고슴도치의 사랑이 이럴까

어떤 영화? 세상의 모든 엄마들에게 딸이 전하는 말 유년시절을 난도질 하다시피 해놓고 단한마디 사과도 없이 가버린 엄마를 보며 여자는 눈물을 보였다. 애증의 눈물이었을 것이다. 그녀에게 엄마라는 존재는 언젠가는 되물림 될 숙명 같은 것이며 여자로 태어나는 순간부터 이미 정해..

영화 모모세, 여기를 봐 - [리뷰] 첫사랑에 대한 기억, 안녕하신지요?

어떤 영화? 화석이 된 첫사랑의 감정을 되살리게 해주다 춘정(春情)이 돋는 모양이다. 추운 겨울이 가고 만물이 소생한다는 봄이 오면 사춘기 소년, 소녀들에겐 화색이 돌고 제 짝을 찾아 두리번거리고, 콩닥거리는 마음이 생긴다. 운 좋게도 자기 이상형에 걸맞고 남들도 다 멋지다고 하..

영화 내가 잠들기 전에 - [리뷰] 잠들 때마다 내일 아침엔 깨지 않기를

어떤 영화? 기억 상실증에 걸린 여자의 자아 되찾기 잠을 이루지 못하는 날이 많다. 설 잠이라도 잘라치면 꿈을 통해 삼라만상과 만나고 그런 잠으로는 그 전날의 피곤함을 해소하기 어렵다. 차라리 온 밤을 지새우고 극도의 피곤함 속에서 아침에 잠을 자기 시작하면 그런대로 절대적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