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아더 우먼 - [리뷰] 오뉴월에 서리 대신 사랑을...

효준선생 2014. 11. 3. 07:30






 어떤 영화? 바람핀 남자를 응징하기 위한 세 여자의 분투기





조강지처라는 말은 가난해서 쓸모없이 버려지는 쌀의 부산물인 조(糟-지게미)와 강(糠-겨)을 나눠 먹으며 어려움을 함께 했을때의 자신의 아내를 일컫는 말이다. 그런데 요즘엔 이 단어를 좀 다른 의미로 사용하고 있다.  경제적으로 윤택해져 남자가 한 눈을 팔아 이혼의 귀책 사유가 되었을때 새로 생긴 여자와 상대적 입장에 선 원래의 부인을 칭하는 단어로 쓰고 있다.   






영화 아더 우먼은 바람기가 다분한 남자로 인해 아내와 두 명의 혼외자들의 좌충우돌을 그린 코미디다. 한국의 정서에는 결코 부합될 것 같지 않지만 이야기를 풀어가는 흐름이 서양인 가족에겐 크게 어색할 것 같지 않고 특히 이중에 가장 손해가 큰(?) 조강지처의 역할로 나온 레슬리 만의 혼신의 연기가 크게 빛을 발했다.






만약 자기 남편이 바람이 난 사실을 확인하게 되면 대개의 여성들은 마치 세상을 다 잃은 것처럼 분통해 하거나 바로 짐을 싸가지고 나와버린다. 하지만 이들은 그런 일차원적인 선택은 거부한다. 그 중심엔 똑똑한 여자 변호사가 있기에 가능했다. 심지어는 두 사람이 예전부터 알고 지내던 친구같이 지내는 장면도 나오는데 과연 그런 일이 가능한 것일까 어쩌면 동병상련의 발로로 보인다. 매력적인 남편에게 어찌 이 두 명의 여자뿐이겠는가 하는 의심이 드는 순간 이번엔 시각적 효과로 충만한 모델급 배우가 등장한다.






이렇게 3:1의 구도에서는 남자와 여자들의 줄다리기는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하는데 그럭저럭 성공한다. 마시는 음료에 약을 타서 곤란하게 만든다든지, 아니면 애먼 상황을 연출해 외부의 도움을 받는다든지 해서 남자를 괴롭히지만 능력도 출중한 남자에겐 말그대로 일회성의 조치일 뿐이다. 그래서 준비한 마지막 한방이 모두를 경악하게 한다.






법적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두고도 딴 이성에게 한 눈이 팔려 있다는 건 용서 못할 일이지만 아내는 결코 남편을 포기하려고 하지 않는다. 몸에 밴 의존성 때문은 아니다. 경제력의 문제도 있긴 하지만 여전히 매력적인 남편의 대시에 자기도 모르게 무장해제 되는 경험을 하기 때문이다. 하기사 다른 여자들 역시 그가 유부남이라는 사실을 알고 난 뒤에도 적극적으로 관계를 끊지도 않았다. 이성에게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는 그는 이혼 따위는 대수롭지도 않게 여길 가능성이 농후해 보였다. 다시 말해 그동안 모아놓은 재산 절반 정도 떼어주고 이혼을 해도 금방 새로운 인연을 만드는데 큰 힘이 들지 않을 것이라는, 여성의 입장에서 보면 참으로 답답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워낙 이야기들이 다양하게 전개되고 유머 코드도 강렬한 지라 적지 않게 웃었다. 세 명의 미모의 여성들은 그 나이 또래 여성성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한 배전의 노력을 포기하지 않는다. 한때는 연적 관계이기도 했겠지만 사람 사는 게 어디 칼로 물베기처럼 쉽겠는가 만약 이들에게 인연이라는 게 있다면 좀 변형된 모습으로 다시 시작하면 되는 것을.






뉴욕을 중심으로 바쁘게 살아가는 인물군상들이 수시로 출몰한다. 굳이 주인공들의 뒤만 따라가지 않아도 좋을 만큼 화려한 도시생활을 감상할 수 있다. 특히 모델 출신인 케이트 업튼의 해변 활보 장면은 두고두고 입에 올릴 동공확대를 위한 은혜의 장면이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아더 우먼 (2014)

The Other Woman 
9.1
감독
닉 카사베츠
출연
카메론 디아즈, 레슬리 만, 케이트 업튼, 니콜라이 코스터-왈다우, 돈 존슨
정보
코미디 | 미국 | 109 분 | 2014-1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