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십리씨지브이 341

영화 로맨틱 헤븐 - 죽고 사는 인연을 팬시하게 그려내다

장진 감독의 영화 로맨틱 헤븐은 좀 색다른 감성의 영화다. 죽고 사는 것을 그리는 거야 흔한 소재지만 누구나 죽음은 좋지 않은 것의 결과물이라고 생각하는데 반해 이 영화는 죽고 난 뒤 가는 저 세상을 상쾌한 상상력을 총동원해 그야말로 팬시하게 만들어 냈다. 하지만 이승에서 볼때 저승은 여전..

영화 웨이 백 - 이 지독한 야생 버라이어티 생존기록(강추)

인간이 살기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독한 행동은 목적지를 두지 않고 걷는 것이다. 라는 생각이 영화 웨이 백을 보면서 머릿속에서 지워낼 수 없었다. 무작정 걷는 것은 고통스럽다. 어느 순례자왈 “그래도 자신은 행복하단다. 자기가 가고자 하는 목적지가 있기에 눈앞에 펼쳐지는 도무지 걸을 수 없..

영화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 - 이젠 현빈을 떠나 보내야 할 시간

현빈의 입대 전 마지막 상영작인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는 작품성 보다 베를린 영화제 공식경쟁작으로 독일행 비행기를 타게 되었다는 점에서 보다 큰 관심을 받은 바 있다. 그런데 보름전 만추가 개봉했을때 만큼 호들갑스런 마케팅도 없이 조용히 개봉된 이 작품은 현빈이 언급했던 대로 진득한..

영화 두만강 - 봄이 오면 남매의 웃음을 볼 수 있을 것 같았는데(강추)

동토의 그곳, 설국의 그곳에 사람이 살고 있었다. 그런데 사람들은 그들뿐 만이 아니다. 같은 말을 사용하지만 그들은 추위로 꽝꽝 얼어있는 강을 경계로 하나가 될 수 없다. 겨울이 되어 강이 얼면 그들은 불법으로 도강을 해 같은 민족이라는 미명하에 그들의 것을 섭취하려 든다. 그러나 그 과정을 ..

영화 더 브레이브 - 소녀는 사랑과 배짱으로 성장한다

영화 더 브레이브의 시작은 한 소녀의 豪氣에서 시작되었다. 아버지가 괴한에게 총 맞아 죽자 그 괴한을 잡기 위해 읍내로 들어가 그 고장에서 가장 거칠고 용기있는 성인남자를 고용한다. 그런데 그 과정을 들여다 보자니 이 소녀 여간내기가 아니다. 방년 열 네 살의 소녀가 어른을 상대로 숫자놀음..

영화 블랙스완 - 극한적 강박관념의 파괴적 광기(강추)

결론부터 얘기해서 영화 블랙스완은 올해 최고의 작품으로 손꼽힐 듯 싶다. 영화를 보고 나서 그 느낌이 금새 휘발되지 않고 온몸에 남아 마치 오한이라도 걸린 듯 떨린다. 관객은 백조를 연기한 니나와 몰아일체가 되어 그대로 포커스 아웃이라도 될 것 같다. 샤워를 하다 거울을 통해 간혹 자신의 나..

영화 생텀 - 아들아 너만은 살아남아라

영화 생텀 홍보 문구를 보니 해저탐험 입체영상이 확실하다고 했다. 그런데 그 두 가지 문구에 미흡하다는 생각이 우선 들었다. 일단 해저가 아니다. 동굴 속, 물론 폭우가 지나간 뒤 그 물이 고였고 그 속을 돌아다닌 것은 맞지만 세트속에 억지로 고난을 배가시키기 위해 만든 장치에 불과했다. 또 입..

영화 걸리버여행기 - 나보다 큰 사람은 또 있다

걸리버 여행기처럼 기발한 상상력을 동원할 수 있는 동화책은 어린 시절, 그야말로 나도 거인이 되어보고 싶다는 꿈을 주기 충분했다. 아니, 내가 거인이 되는 게 아니라 소인국에 나도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더 정확할 것이다. 왜냐하면 나만 거인이라면 그야말로 왕따 신세가 될지 모른다는 두려움..

영화 파란만장 - 새로운 시도하의 그 심오한 주제는?

영화 파란만장은 한국 영화사에 한 줄 기록을 남길만한 영화다. 영화의 완성도나 내용보다는 필름 카메라가 아닌 개인 휴대용 디지털 기기로만 알고 있던 아이폰으로 영화 한편을 찍었다는 점에서 획기적이다. 박찬욱 감독 형제는 이 영화를 찍으면서 1억여원을 사용했다고 한다. 물론 적은 돈은 아니..

영화 웰컴투 사우스 - 낯선 곳에서 정붙이고 살기(강추)

어떤 동물들은 자신이 살던 곳을 떠나 낯선 곳으로 옮겨가면 적응하지 못하고 죽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몇몇 바다생물들도 바닷속에서 나오자 마자 죽는다고 해서 성질 급한 생선이라고 하는데 성질이 급한 것이 아니라 제 살던 곳을 떠나면 운명같은 것을 느껴서가 아닐까 싶다. 그런점에 비해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