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더 브레이브 - 소녀는 사랑과 배짱으로 성장한다

효준선생 2011. 2. 24. 00:41

 

 

 

영화 더 브레이브의 시작은 한 소녀의 豪氣에서 시작되었다. 아버지가 괴한에게 총 맞아 죽자 그 괴한을 잡기 위해 읍내로 들어가 그 고장에서 가장 거칠고 용기있는 성인남자를 고용한다. 그런데 그 과정을 들여다 보자니 이 소녀 여간내기가 아니다. 방년 열 네 살의 소녀가 어른을 상대로 숫자놀음과 반 협박을 해가며 얻고자 하는 것을 얻어내는 과정은 훌륭한 무역 비즈니스에 다름 아니다.


그러나 그런 대찬 소녀를 꼼짝 못하게 하는 걸물 할아버지가 나타났으니 연방 보안관 카그번(제프 브리지스)이다. 신체적인 나이가 들어 꾸물거리는 듯 해보이지만 총쏘는 솜씨는 여전하고 무엇보다 상대를 압도하는 느물거리는 말솜씨다. 그 누구도 그의 언변에 꼼짝하지 못하고 심지어 앞서 선보였던 꼬맹이도 할아버지 앞에서는 귀여운 손녀로 변해버리고 만다.


카그번은 돈 50불을 받기로 하고 소녀가 쫒는 괴한을 잡으러 나섰다가 자칭 텍사스 레인저스 라뷔프(맷 데이먼)와 합류한다. 세 명의 여정은 어렵사리 시작되지만 중반쯤 되어서는 이들이 괴한을 잡으러 떠난 건지, 아니면 소녀의 소원풀이를 해주러 유람을 떠난건지 모르는 상태가 된다. 야전에서 숙식을 하고 의심스러워 보이는 남자들을 흉하게 죽이기도 하지만 대체 괴한은 언제나 나타날까.


서부 영화의 공식을 그대로 따라가는 듯 싶지만 배경과 그들이 입은 옷차림만 벗겨낸다면 소풍나온 한 가족 같은 느낌도 들었다. 그런 로드무비에서 간간히 들려오는 카그번의 질척한 농담과 걸맞는 행동거지는 킥킥거리게 하고 그가 전년도 오스카의 최고 남자 배우로 자리매김했음이 虛言이 아니었음을 분명하게 해준다. 작년에 본 <크레이지 하트>는 오로지 그 혼자서 끌고 나간 영화로 이 영화와 시대와 배경만 다르지 땀 냄새 물씬 나는 마초적 이미지와 아우라는 그 어떤 배우도 따라잡지 못할 정도였다.


손가락이 날아가고 마구잡이로 총질을 해서 사람을 죽이고 뱀이 스멀스멀 기어나오는 장면들이 아이들이 보기엔 무리가 있지만 소녀가 세상을 알아가는 과정을 그린 영화로 이해한다면 좋을 듯 싶었다.


아이들은 관심과 사랑을 받고 커야 한다. 아무것도 아닌 장면 같아도 뱀에 물린 어린 소녀를 말에 태워 가다 말이 지쳐 쓰러지자 총알을 먹여 죽이고 자신이 말 대신 소녀를 안고 뛰는 할아버지의 모습에서 자애가 무엇인지 잘 보여주었다. 비록 소녀의 복수는 비교적 우습게 흐지부지되었지만 중요한 것은 이 영화가 소녀의 복수가 아니라 어른들의 사랑을 말해준다는 점에서 휴먼 드라마로 보아야 옳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