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로맨틱 헤븐 - 죽고 사는 인연을 팬시하게 그려내다

효준선생 2011. 3. 21. 01:30

 

 

 

 

 

장진 감독의 영화 로맨틱 헤븐은 좀 색다른 감성의 영화다. 죽고 사는 것을 그리는 거야 흔한 소재지만 누구나 죽음은 좋지 않은 것의 결과물이라고 생각하는데 반해 이 영화는 죽고 난 뒤 가는 저 세상을 상쾌한 상상력을 총동원해 그야말로 팬시하게 만들어 냈다. 하지만 이승에서 볼때 저승은 여전히 가고 싶지 않은 곳이자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을 의미하기에 그 이음새가 매끄럽지 않음에 아무도 죽음을 달가와 하지 않는다.


죽었다 깨어난 사람이 없는 관계로 간혹 그런 경험을 했다고 하는 자 있지만 솔직히 진짜 죽었는지 알 수 없다. 그런데 이 영화는 바로 그 죽었다 깨어난 사람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영화다. 죽었다 깨어나는 것은 일종의 시스템의 변형이자 있어서는 안될 일이지 않을까 저 세상의 메카니즘을 죄다 기억했다가 다시 이승와 와서 낱낱이 고해바치기라도 한다면 더 이상 예수 천국 불신 지옥이라고 떠들고 다니는 사람은 없을테니 말이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이 영화는 기독교적 냄새가 물씬 나면서도 적당하게 비틀기도 한다. 영화는 변형적인 옴니버스 구조를 가지고 있다. 4개의 챕터를 구성하며 각각 엄마, 아내, 소녀 그리고 제목인 로맨틱 헤븐이라는 작은 제목을 달고 있다. 그렇다고 등장인물이 하나의 스토리가 끝나고 완전히 사라지는 게 아니라 다음 챕터에서도 상당한 영향력을 보여주고 있다. 그 한가운데 신인 여배우 김지원이 떡하니 버티고 있다. 일명 오란씨걸이라고 불리는 그녀는 광고모델 한편으로 주목을 받았으며 영화 주인공으로 인상적인 비주얼을 선보였다.


전체적으로 “장진 풍” 의 냄새를 물씬 내며 전작인 퀴즈왕에서 보여준 파출소 장면은 이번 영화에서도 거의 똑같은 시퀀스를 선사한다. 그런데 또한 너무 많은 캐릭터들이 중구난방 각각 하고픈 말을 해대니 전체적으로 꿰어진 구슬이 되어보이지는 않는다.  몇몇은 장진사단의 배우들이라는 평을 받아서 카메오로 출연을 하고 어떤 배역은 늘 그 이름을 사용하고 있지만 전체적으로 들뜬 느낌을 감출 수 없다.


솔직히 관객으로서는 호감이 가는 캐릭터만 골라보려는, “나쁜 습관”이 밸 것 같았다. 이 영화에서 짜임새가 좋은 부분 하나만 얘기해보려고 한다. 누군가는 장기 이식수술을 받아야만 살 수 있다. 그리고 그 누군가와 조직이 일치하는 사람은 살인 용의자다. 그런데 그 사람은 자살을 해버리고 결국 장기 이식은 물거품이 되는 바람에 환자 역시 희망을 놓고 말았다.


만약 그 두사람이 죽어서 저 세상에서 조우한다면 그들은 어떤 표정을 지을까 한 사람은 살 수 있었을텐데...많은 사람들은 그런 생각을 할지 모른다. 이 영화의 엔딩장면이다.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천국처럼(?) 보이는 장소는 소녀가 꿈을 꾸면 딱 그런 모습일 것 같은 곳으로 세팅을 해놓았다. 컴퓨터 그래픽과 다양한 팬시소품을 들여다보는 것도 눈을 편하게 해준다. 필립스 헤드폰 하나 사고 싶다. 그런데 천국에서 그 헤드폰으로 음악을 들으면 그건 또 하나의 통과의례가 된다니 살아 있는 사람에겐 딜레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