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극장 43

영화 달빛 길어올리기 - 한국 영화 명장이 한 컷 한컷 찍어내다

絹五百紙千年이란다. 비단은 오백년을 가지만 잘 만들어진 종이는 천년을 간다는 말이다. 그만큼 좋은 종이의 내구력은 그 질감에서도 큰 차이가 있다. 하지만 그런 종이를 만든다는 것은 기계나 화학약품의 힘에 의존해서는 결코 안되면 만드는 사람의 정성이 듬뿍 담겨져야 나올 수 있다. 종이는 중..

영화 알파와 오메가 - 사랑이 꽃피는 늑대세상

캐나다 재스퍼 국립공원에는 늑대의 무리가 산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늑대 세계에서도 서열이 있다는 것이다. 그건 힘 센 순서는 아닌 듯 했다. 얼핏보면 황색 늑대는 알파라 불리는 상위계급이고 은빛 늑대는 오메가라고 불리는 하위계급인 듯 싶다. 그런데 이들 사이에는 인도 카스트제도 이상의..

영화 그대를 사랑합니다 - 우리도 곧 따라가야할 삶의 궤적

대학로 컨텐츠는 확실히 경쟁력이 있어 보인다. 상대적으로 좋은 창작 영화 시나리오의 고갈은 눈에 띈다. 그렇다면 영화 감독과 제작자들에게 대학로의 컨텐츠를 영상화 시켜보면 어떨까 하는 고민은 자명한 일이다. 작년 연말에 좋은 반응을 얻었던 김종욱 찾기가 최근의 이런 루트를 통해 선을 보..

영화 평양성 - 싸우지 않고 이기는 법

영화 평양성은 성곽하나를 사이에 두고 고구려, 당나라 그리고 신라가 대치하는 형국을 그리고 있다. 영토전쟁이니 만큼 박진감 넘치는 전쟁씬은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인데 여러차례 전투장면이 눈길을 끌고 있긴 하지만 이 영화가 진정으로 말하고 싶은 것은 마지막 김유신의 대사였다. “싸우지 ..

영화 타운 - 보스톤의 타락천사 갱생의 길을 모색하다

영화 타운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최근에 본 가장 손꼽힐 만큼 인상적인 영화였다. 우선 은행강도로 나오면 반드시 법의 심판하에 응징을 해야한다는 사회적 법리에 휘둘린다면 이 영화는 불편하다. 혹시라도 가족중에 경찰이나 은행원이 있다면 이 영화를 보고 나면 뭔가 깨름직할 수도 있다. 나쁜 짓..

영화 127시간 - 본능적으로 살고 싶었어요

얼마전 극장에서 신작 팜플렛을 보고 집어 올리다 손가락 끝을 베고 말았습니다. 영화에 대한 호기심이 앞서 사려깊지 못한 제 잘못이 크지만 종이에 손을 베기는 참 오래된 일입니다. 일자로 베인 자국에서 약간의 피 맺힘이 보이고 물로 닦아내고 휴지로 꼭 쥐고 있었더니 약간의 아림은 참을 만 했..

영화 러브&드럭스 - 내 반쪽이 아프다네요, 어쩌죠?

준수한 외모에 여심을 사로잡는 성적 매력, 거기에 화려한 말솜씨는 영업사원으로선 최적의 무기다. 그러나 과유불급인지라 가전제품 판매점에서 해고당한 남자는 그 어렵다는 제약회사 영업을 시작한다. 물론 그 바닥에서도 초보자의 딱지를 떼기도 전에 의사를 구워삶는데 성공하고 모든게 자신의..

영화 황해 - 무엇을 위한 도끼질인가

화제의 영화 황해를 “드디어” 보았습니다. “드디어”에 강조를 하고 싶은 이유는 그만큼 이 영화가 산고끝에 탄생을 했음을 아는 사람은 다 알기 때문입니다. 보고 있으면서도 저 장면 찍느라 무진장 고생했겠다는 생각이 마구 듭니다. 배우도 그렇겠지만 뒷처리를 담당하는 스탭들의 고생이 화면..

영화 헬로우 고스트 - 미나리 김밥에 얽힌 가족애

꽤 오래전에 영화 헬로우 고스트의 티저 스틸사진 한 장이 영화잡지에 소개되었다. 주인공 차태현 등위에 두 명의 남자, 한 명의 여자, 그리고 다리에는 한 명의 꼬마가 매달려 있는 사진이었다. 그 사진을 보고 좀 섬뜩했다. 예전에 어느 무당이 나와서 아무 이유없이 어깨가 늘 아프고 머리가 띵한 이..

영화 존레논 비긴즈 노웨어보이 - 당신의 멘토는 누구인가요

지금은 비교적 흔한 단어가 되었지만 멘토라는 말이 등장하면서 자신을 돌봐줄 사람이 없다는 사실이 힘들게 느껴졌던 적이 있었다. 일명 사수라는 용어가 더 통용되던 시절 제대로 된 사수를 만나지 못하면 그 직장생활은 제대로 성공할 수 없다는 사실에 힘들었던 적도 있었다. 누군가 자신을 돌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