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타운 - 보스톤의 타락천사 갱생의 길을 모색하다

효준선생 2011. 1. 21. 00:47

 

 

 

영화 타운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최근에 본 가장 손꼽힐 만큼 인상적인 영화였다. 우선 은행강도로 나오면 반드시 법의 심판하에 응징을 해야한다는 사회적 법리에 휘둘린다면 이 영화는 불편하다. 혹시라도 가족중에 경찰이나 은행원이 있다면 이 영화를 보고 나면 뭔가 깨름직할 수도 있다.


나쁜 짓을 저지르는 배역으로 등장하는 주인공이라도 개연성과 당위성을 안고 있는 경우 어느 순간에 그를 응원하게 되는 관객을 발견하게 된다. 마치 인질에 대해 호의를 갖게 되는 리마 신드롬이거나 혹은 인질이 자신을 인질로 잡은 범인에게 호의를 느낀다는 스톡홀름 신드롬과 비슷할지 모른다.


미국의 보스톤 찰스타운, 유난히 범죄가 많이 발생하는 곳이지만 누군가에겐 자신이 태어나고 성장한, 나름대로 자긍심을 갖고 사는 곳이기도 하다. 더그와 친구들에게는 그곳에서의 범죄행위가 일종의 비즈니스나 일상처럼 여겨진다. 물론 그들에게 지령을 내려주는 노땅때문이기도 하지만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가 그들을 그렇게 만들었는지도 모른다. 다시 말해 영화 초입에서 보여주는 성공적인 은행털이 이면에는 어쩌면 그들간의 형제애와 현실에서의 생활이 투영되어 있다.


은행을 털고 현금수송차량을 주로 노리는 그들에게는 성공여부와 상관없이 늘 추레한 모습 그대로다. 그 점이 좀 이상하다. 한바탕 질펀하게 흥청망청 돈쓰는 재미에 빠져들 그들을 연상하게 되지만 일당 노동자로 일하는 그들, 수수한 작업복 차림의 그들을 바라보면서 왜 그들이 그 마을 벗어나지 못하는지 점점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화면은 교도소안을 비춘다. 더그의 아버지는 더그가 어린 시절부터 가슴속에 품고 있는 궁금증에 대해 알 듯 모를 듯 뉘앙스를 풍긴다. 그리고 더 이상 아들의 인생에 조언을 해주지 못한다. 그는 외롭다. 그러다 인생의 반려를 만난다. 사건 현장에서, 작위적일 수 있지만 단점은 아슬아슬하게 끌고 나간다.


누가 먼저 호감을 느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상대의 정체에 대해 알고 있거나 혹은 모르고 있거나 둘 간의 호감은 사랑으로 발전하고 그 안에서 더그는 어쩌면 갱생의 길을 모색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형제이상의 끈끈한 협력체제에서 한 사람의 이탈은 팀웍의 붕괴를 의미하고 누구도 그것을 원하지 않을 것이다. 새로운 길앞에는 일종의 배신이 있어야 했고 더그는 그 중 한가지를 선택하게 된다.


화려한 액션이 난무하고 화력이 불을 뿜는 시퀀스는 최고 수준이다. 좁은 보스톤의 이면도로를 질주하는 장면과 트레일러가 뒤집어 지는 장면도 일품이다. 무엇보다 부실해 보이는 공권력과 정면으로 마주하며 쏟아내는 총알 사이로 그들 모두가 새 삶을 살기 바라는 마음이 읽혀졌을때 아마 주연겸 감독이었던 벤 애플렉은 자신감을 얻었을 것 같다. 사건과 심리묘사가 꼼꼼하게 직조된 진행과 기존의 갱 영화의 결말과는 다소 거리가 먼 결말은 어쩌면 관객들을 불편하게 하지 않으려는 배려로 보인다.


영화속에서 이들의 전적은 2승 1무로 보인다. 보스턴 레드삭스의 붉은 상징색이 유난히 돋보인다. 거리에 B마크가 새겨진 야구모자를 쓴 사람이 유난히 눈에 들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