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건대 26

영화 더 이클립스 - 삶은 기본적으로 쓸쓸한 모양이다

한 줄 소감 : 아일랜드 특유의 처연함이 뚝뚝 뭍어난다. 배우도 정경도... 사랑하는 사람과 사별한지 몇 년이 흘렀지만 결코 잊을 수 없는 건 당연하다. 개중엔 따라 저 세상으로 가는 사람도 있고 보면 그 상실감이란 당사자가 아니고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충격이다. 아일랜드 작은 마을..

영화 심플라이프 - 웰다잉을 준비하는 여러분에게 권합니다

한 줄 소감 : 고독사가 빈번한 요즘 세상에 이들은 행복한 삶인 것 같다. 언제부터인지 중국(홍콩)영화가 저평가되기 시작했다. 1990년대 초반만 해도 극장가엔 방화, 외화, 그리고 홍콩영화가 정립하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 눈으로 보면 다소 질적으로 처지는 것도 네 글자 사자성어 같은 ..

영화 5쿼터 - 새로 피어난 긍정의 힘, 모두의 힘

영화 5쿼터의 포스터를 보면 마치 자신에게 발언권을 달라는 듯 손가락을 좍 편 손바닥을 치켜들고 있는 모습이다. 그런데 영화를 다보고 나니 포스터 사진 속의 의미는 바로 존재하지 않지만 존재할 것이라고 믿기에 모두가 함께 새로운 긍정의 힘을 더하자는 의미의 행동의식임을 알 ..

영화 아버지를 위한 노래 - 어른이 되지 못한 아들에게 전합니다

남자는 장발 펑크 머리에 지금 빨간 립스틱을 되나 마나 바르고 있다. 쇼핑몰 안에서 무명밴드의 공연을 듣고 있는 그는 멀리서 봐도 퇴락한 왕년의 밴드마스터처럼 생겨먹었다. 사람들은 그의 옷차림에 관심을 가졌지만 섣불리 누구냐고? 혹은 누구 아니냐고 묻지 못한다. 무서워서일까..

영화 은교 - 가질 수 없는 것들에 대한 집착과 질시가 가져온 파국

오롯이 3인이 극을 이끌어 가는 구도의 영화는 세 사람 사이의 균질감이 최고의 필수조건이다. 鼎立의 형태가 어그러지면 극적 효과가 반감되면서 그 중 한 명은 꾸어다 놓은 보릿자루 신세가 된다. 영화 은교가 바로 3인 구도의 영화다. 나이를 가늠하기 쉽지 않은 늙은 시인인 이적요(박..

영화 강철의 연금술사 미로스의 성스러운 별 - 형이상학적 소셜무비

제 아무리 완벽한 사회주의 국가라 해도 계급이 존재하다는 것은 현존하는 몇 개의 사회주의 국가에서 발견된다. 같이 생산하고 같이 공유하자는 이상향에 접근하지 못하는 이런 계급주의는 대개가 정보와 경제력을 쥔 자를 중심으로 원심력을 발휘한다. 시간이 흘러 대체 사회..

영화 사물의 비밀 - 남녀, 오르지 못할 나무에 올라보다

이렇게 독특한 話者가 등장하는 영화는 처음 보았다. 영화안에서 움직이는 것은 남자와 여자가 맞지만 그걸 이야기로 풀어내는 주체가 복사기와 디지털카메라라니. 신기했다. 그래서 나중엔 남녀 주인공도 노트북이나 정수기가 아닐까 하는 어처구니없는 의심을 품게 되었다. 영..

영화 너는 펫 - 애완과 애정 사이에서 길을 묻다

펫이라면 좀 귀여운 구석이 있어야 하건만, 강아지를 빙자한 늑대수준이니 한 집에 놓고 키우기엔 무리가 있어 보인다. 늘 아역배우로만 보았던 친구가 훌쩍 자라서 여배우중에서도 작은 키가 절대 아닌 김하늘의 머리위에 있다. 누군가 하니 바로 근짱 장근석의 이야기다. 영화 ..

영화 마셰티 - 막장인 걸 알지만 진심이 느껴진다

영화 마셰티는 잔인하다. 제아무리 연출이라는 것을 알고 보는 것이지만 공포영화도 아닌데 사람의 목이 날아가고 장기가 노출되고 수많은 사람들이 마치 인형이나 마네킹처럼 난도질을 당한다. 그런데도 무섭거나 눈살 찌푸려지지 않고 심지어 키득키득 웃음이 난다. 세상에 이런 부조화 현상이 또 ..

영화 위험한 상견례 - 남북통일보다 어려운 지역감정 해소

대한민국 청춘남녀들에게 사랑의 콩깍지가 씌워진 뒤 결혼을 전제로 하기까지 가장 넘기 힘든 산은 무엇일까? 신앙, 지지정당, 혈액형, 취미생활 오만가지 것들이 발목을 잡기도 하지만 아무래도 출신지역이 아닐까? 이런 말도 안되는 상황은 유독 대한민국 그것도 경상도와 전라도 출신들 사이의 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