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마셰티 - 막장인 걸 알지만 진심이 느껴진다

효준선생 2011. 4. 17. 01:14

 

 

 

 

영화 마셰티는 잔인하다. 제아무리 연출이라는 것을 알고 보는 것이지만 공포영화도 아닌데 사람의 목이 날아가고 장기가 노출되고 수많은 사람들이 마치 인형이나 마네킹처럼 난도질을 당한다. 그런데도 무섭거나 눈살 찌푸려지지 않고 심지어 키득키득 웃음이 난다. 세상에 이런 부조화 현상이 또 있을까 씬시티의 로버트 로드리게스 감독과 기획자로 쿠엔틴 타란티노가 손을 잡았다면 어렴풋이 이해가 될지도 모르겠다.


이름만 대면 다 알만한 유명 배우들이 비중에 상관없이 우르르 몰려나오는 영화, 너무 쉽게 죽어 저 배우가 뭐가 아쉬워서 저런 연기를 하나 싶을 정도의 오버액션이 난무하고 성인물답게 여성의 선정적인 포즈도 자주 등장하는 영화.


이른바 소모성 영화임에도 갈채를 보내고 자리를 뜨지 못하는 것은 혹시 현실로는 절대 옮길 수 없는 상상속의 이야기들이 눈앞에서 자르륵 펼쳐지기 때문은 아닐까. 비록 나는 저정도는 아니야라고 말할 수 있지만 인간의 잔혹성은 내재된 것이기에 언제 폭발되어 표출될 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이야기 구조는 단순하다. 전직연방형사 출신인 마세티는 미국과 멕시코 국경지대의 품팔이 노역인으로 전락한다. 그런데 그 지역에서 모종의 일이 벌어지고 있으며 캐면 캘수록 그 길이를 알 수 없는 더러운 협잡이 미국의 상원의원에게 까지 닿아있음을 알게 된다. 과연 마세티는 이 추잡한 커넥션의 고리를 끊어 낼 수 있을까.


인상만 봐도 무섭게 생긴 마셰티(대니 트레조)와 이민국직원은 사르티나(제시카 알바)는 토착세력의 정체를 알게 되면서 각종 위협에 굴하지 않으며 멕시코 출신의 이민자 네트워크의 도움을 받아 일을 하나하나 해결해 나간다.


이 영화는 자극적인 영상이 주를 이루는 액션물이지만 사회 고발의 기치를 높게 들고 있다. 처음엔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넘어오는 사람들을 벌레라고 까지 부르며 경시하는 듯 했지만 역으로 보면 결국 인간은 국적에 상관없이 소중한 것이며, 나쁜 놈들들은 처벌 받아 마땅하다는 교훈을 준다.


워낙 유혈이 낭자하고 금기를 두려워하지 않고 스크린에 옮겨놓은 바람에 보기 힘들 수도 있다. 그런데도 불량식품이 입맛을 자극하듯 이 영화도 놓치기 아쉬운 장면들이 많이 있다. 특히 오랜만에 보는 스티븐 시걸과 대니 트레조의 칼싸움은 압권이다.


오로지 성인들에게만 허용한 오락시간, 이 영화를 보다보면 러닝타임이 짧다는 생각이 들것이다. 그래서인지 엔딩엔 오만한 듯 보이는 아나운서 멘트로 두 번째 이야기를 기대하라는 이야기를 늘어 놓는다. 역시 마셰티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