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에비뉴엘 37

영화 믹막: 티르라리고 사람들 - 버려진 것으로 버려야 할 것들을 제거하다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무기를 양산하고 그걸 얼마나 많이 가지고 있는지가 강대국의 기준이 되어 버린 건, 인류의 등장과 그 궤를 함께한다. 역사 시간에 배운 석기시대에서 청동기와 철기 시대로 발전해왔는 이야기 속에는 인류가 얼마나 상대를 무찌르는 도구를 좀 더 강한 ..

영화 백설공주 - 동화속 가녀린 소녀상은 잊어라

1812년 그림형제의 동화 백설공주가 나온 지 2백주년이 된 올해는 백설공주 컨텐츠가 영화판을 뒤흔들 기세인 모양이다. 타셈 싱 감독이 연출을 맡은 백설공주는 우리가 알고 있던 동화 백설공주의 스토리와는 상당히 다른 컨셉으로 여주인공을 구국의 여전사로 그려내고 있다. 전래동화 ..

영화 리그렛 - 옛사랑과의 해후, 그 잘못된 만남

지나간 사랑을 복기하는 건 위험하다. 사랑을 놓쳤을 땐 다 그만한 이유가 있는 법. 그걸 망각하고 한때 즐거웠던 기억, 지금 이성적으로 끌린다는 이유로 옛사랑을 갈구하는 건 그래서 하지 않음만 못하다. 옛사랑을 찾는 다는 건 지금 사랑에 대한 무례이자 책임회피다. 그러나 사람이..

영화 크로니클 - 차라리 가지지 않음만 못했던 초능력

파운드 푸티지(FOUND FOOTAGE) 장르 영화가 어느새 조금씩 많아지고 있다. 화면에서 배제된 채 깔끔하게 편집된 영상이 영화의 정수라고 알면서 보았던 시절을 지나 마치 바로 옆의 친구(배우)를 따라 현장에 함께 있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 일으키게 하는 영화 용어로, 최근 파라노말 시리즈..

영화 건축학 개론 - 첫사랑은 그냥 가슴에 묻어 둡니다.

뇌리 깊숙이 박혀 있어 절대 지울 수 없는 첫사랑의 추억을 누군가의 노크에 의해 끄집어내진다는 건 어떤 기분이 들까? 성인이 되서야 마치 기다렸다는 듯 찾아온 첫사랑의 설렘, 같은 길을 걷는데도 그와 함께 걸으니 칙칙한 포장도로가 꽃길처럼 느껴지고 지루하기 짝이 없던 학교언..

영화 용문비갑 - 중원에 모여든 강호제군들이여

명나라 3대 황제 영락제가 조카 건문제를 축출하고 황궁을 북경으로 옮겨온 뒤 그는 망상증을 앓는다. 그건 자신의 아버지와 조카를 추종하는 남경파의 복수때문이었다. 하루도 편하게 잠을 자지 못하던 그는 새로운 도읍으로 정한 북경 자금성 이북의 작은 골목 안에 동창(東廠)을 만든..

영화 저스티스 - 스스로 총을 들어야 하는 정의

가족중에 한 명이 험한 꼴을 당했다. 심적으로는 당연히 복수하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가지고 있는 능력부족과 남에게 해를 입혀야 하는 부담감 때문에 혼자서만 속을 끓이고 있을 때 누군가가 그 일을 아무런 대가없이 치러준다는 제안을 해온다면 어떤 선택을 하겠는가? 그리고 시간..

영화 마릴린 먼로와 함께한 일주일 - 스타보다 자연인으로서 그녀에게 매력을 느끼다

어렵사리 영화 촬영을 다 마친 여배우가 다른 배우들과 스탭앞에서 다소곳하게 중얼거리듯 이야기 한다. “아파서 그랬어요. 저를 용서해주세요. 그래도 노력만은 가상하다고 여겨주세요...” 그리고 총총히 발걸음을 옮긴다. 길거리에만 나서면 모두들 반겨마지 않던 인기스타의 모습..

영화 레전드 오브 래빗 - 사부님, 저를 밀어주세요

무예 고수 밑의 제자들은 언제나 긴장하며 산다. 그게 아니라면 제대로 된 쿵푸의 고수가 될 수 없다. 심지어 자신의 미래를 위해 스승을 꺾어야 하는 순간이 도래하기도 한다. 대부분은 인지상정으로 그 순간을 견디지 못해하지만 간혹 흑심을 품고 호시탐탐 계승자의 자리를 노리는 자..

영화 천사의 숨소리 - 시작은 미약해도 그 끝엔 또다른 감정의 울림

처음엔 좀 어색했다. 배우들도, 보는 관객도, 내용전개도. 배우 오디션 장소에서 심사를 맡은 사람은 엉뚱하게도 사람의 마음을 얻는 법을 알아오라는 숙제를 던져주었다. 쉬운 듯 어려운 문제를 받아든 수험생 모양으로 청년은 고민에 빠져들었다. 영화 천사의 숨소리는 거친 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