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저스티스 - 스스로 총을 들어야 하는 정의

효준선생 2012. 3. 15. 00:23

 

 

 

 

 

가족중에 한 명이 험한 꼴을 당했다. 심적으로는 당연히 복수하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가지고 있는 능력부족과 남에게 해를 입혀야 하는 부담감 때문에 혼자서만 속을 끓이고 있을 때 누군가가 그 일을 아무런 대가없이 치러준다는 제안을 해온다면 어떤 선택을 하겠는가? 그리고 시간이 흘러 또 누군가를 대신해 자신이 복수극에 휘말린다면?


영화 저스티스는 인질 추격복수극이라는 독특한 장르에서 짭짤한 성과를 거둔 테이큰의 동종 장르에 넣을 수 있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 그러나 무작정 가해자를 쫒아다닌다는 것이 얼마나 허황된 일인지는 100m 만 달려도 숨가빠하는 아주 보통의 일상을 사는 중년남자에게 물어보면 된다. 그렇다고 사랑하는 아내가 정체불명의 남자에게 능욕을 당해 몸과 얼굴이 만신창이가 되었는데도 그러려니 할 위인은 세상에 없을 것이다. 법에 호소를 해봐야 제대로 된 증거도 없고 요즘처럼 사법권력에 대한 불신시대엔 범인이 잡혔다고 해서 제대로된 죗값을 치룰 것이라는 보장도 없다. 그런 와중에 자기들이 범인을 처리해주겠다고 하고 또 며칠 뒤 강력한 용의자가 피를 흘린 채 죽은 모습의 사진을 받았다면 과연 어떤 기분이 들까?


영화 저스티스의 다른 제목은 헝그리 래빗 점프다. 배고픈 토끼가 뛰다라는 이 단어의 의미는 영화속에서 설명이 되는데, 한국어로 가장 걸맞는 표현으로는 눈에는 눈, 이에는 이가 아닐까 복수는 결국 자신의 손으로 해결하겠다는 건데, 이 말을 주고 받는 조직원들은 마치 점조직으로 되어 누가 누군지 모른다는 스릴러적 요소를 내포하고 있다.


사회구성원이 범죄용의자를 직접 처단할 수 있는 권한이 부여되는 세상은 현대 사회엔 없다. 법이라는 만인앞에 평등해야할 도구가 그렇지 못함에 발끈한 피해자들은 스스로 분노하며 총을 드는 셈이다. 이 영화는 투 트랙으로 진행된다. 나쁜 놈을 알아서 처리하는 것과 누군가 내게 그 일을 강요했을때 과연 나는 어떤 행동을 취해야 비로소 정의로운 것인가 라는 질문을 하고 있다.


아내가 험한 꼴을 당하고 그 상처가 대강 아무나 했지만 자신을 도와주었으니 자기들을 도와달라는 조직의 강력한 협박앞에서 고등학교 교사인 윌은 절망하며 갈등한다. 설사 자신이 없애야 하는 대상이 나쁜 놈이지만 그렇다고 살인을 저지를 수는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악착같이 따라붙으며 강요를 하는 그들의 요구에 따라 엉겁결에 일을 해치우는 그는 졸지에 일급 살인 용의자가 되어 경찰에 쫒기는 신세가 된다. 주변인물들은 그에게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궁지에 몰린 그는 마지막 선택을 한다.


추격과 다툼이 일어나는 영화인지라 적절한 카 체이싱과 긴박함을 야기하는 장면 전환으로 결코 지루하지 않다. 늘 술과 약에 쩔어 사는 연기를 보여준 니콜라스 케이지의 비교적 정상적인 인물 묘사가 집중력을 높여주고 있으며 상대역의 가이 피어스의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도 나쁘지 않다. 뉴올리언즈는 몇해 전 엄청난 자연재해를 겪으며 미국영화속에서는 마치 유령의 도시로 낙인을 찍힌 듯 싶다. 이 영화도 바로 그곳을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엔딩 장면도 당시 피해를 입었던 백화점 철거현장에서 찍어냈다.


치안부재의 시대, 복수가 복수를 낳는 시대,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총을 들어야 하는 세상에서 진정한 정의는 무엇인가. 변호사보다 인간애, 이성, 정의가 앞세워지는 세상에서 알 듯 모를 듯 미소를 띠며 헝그리 래빗 점프를 속삭이는 그들은 대체 누구란 말인가 

 

 

 

 

 

 

 

 


저스티스 (2012)

Seeking Justice 
7.6
감독
로저 도널드슨
출연
니콜라스 케이지, 가이 피어스, 재뉴어리 존스, 제니퍼 카펜터, 해롤드 페리노
정보
액션, 스릴러 | 미국 | 105 분 | 2012-03-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