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 메가박스 33

호두까기 인형 3D : 러시아 마린스키 발레 공연실황

소녀 클라라가 호두까끼 인형을 마음에 들어했던 건 어쩌면 측은지심의 발로였다. 다들 멋지고 화려한 선물에만 눈독을 들였지만 마술사는 그들에겐 관심을 두지 않았다. 외양부터 초라한 작은 호두까기 인형을 차지한 클라라에게 환상의 시간이 찾아온 것은 그로부터 2시간 뒤였다. 많..

영화 남영동 1985 - 그 고통의 신음소리가 헛된 것이 아님을...

한 줄 소감 : 외면하고 싶은 처절한 장면들이다. 그런데 실제였다. 이런데도 아무 느낌이 없나? 영화 남영동 1985를 보고 난 뒤 관객들의 반응은 거의 비슷했다.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한 채 바튼 기침이라도 하면 주위에 폐를 끼칠 것 같아 참고 참았던 억눌린 숨을 몰아쉬고 어깨를 늘어뜨..

영화 더블 - 반전있는 두 남자의 이유있는 두뇌싸움

한 줄 소감 : 알고보니 그런 사람들 이었군요. 정말 몰랐네요 영화 더블은 오랜만에 보는 버디무비다. 동성의 두 명의 인물이 짝을 맞춰 이야기를 끌고 나가는 형식인데, 멀티캐스팅이 주효한 요즘엔 보기 힘들어졌다. 두 명의 직업은 전직 CIA 요원과 현직 FBI 요원인데 함께 호흡을 맞출 ..

영화 서칭 포 슈가맨 - 인기는 그저 바람과 같은 것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터진 건 한국이 아닌 세계무대였다. 해외공연을 나선 것도 아니고 그럴 듯한 마케팅을 전개한 것도 아니다. 신곡 발표하고 뮤직비디오 찍고 누구나 해볼만한 것들을 차근차근 한 것뿐인데 해외 언론에서 주목하는 뮤지션으로 등극한 것이다. 그가 초년생 풋내..

영화 그레이브 인카운터 - 그들의 공포를 재연하다

예전 의사들에겐 하나의 믿음같은 것들이 있었던 모양이다. 자신이 지어 주는 약을 먹으면 혹은 자신이 수술용 칼을 휘두르면 못 고칠 병이 없다고, 그런데 잘못된 처방은 생사람을 잡곤 했다. 일례로 항문이 열리지 않은 아이에게 탕약만 먹여 사망에 이르게 하거나, 정신병 환자의 뇌를..

영화 헤이와이어 - 왜 그러셨어요? 내가 뭘 잘못했는데...

영화 헤이와이어는 제목부터 심상치 않다. 잘 쓰지 않는 단어이지만 그 안에 담긴 심오한 의미가 영화의 주제를 말하고 있음을 영화를 다보고 나면 금방 알아낼 수 있다. 한국어로 해석하자면 딱히 쓸 만 한 곳이 없는 부품이라는 뜻으로 사람에게 치환하면, 토사구팽이나 계륵 정도의 의..

영화 블루 발렌타인 - 사랑했던 그때를 지워내야 하는 지금

올해 본 미국 영화 중에서 가장 인상적인 남녀 배우를 꼽으라면 라이언 고슬링과 미셀 윌리엄스다. 각각 영화 드라이브, 킹메이커와 마릴린 먼로와 함께한 일주일을 통해 기억에 각인된, 그야말로 핫한 배우 둘이 그들만의 연기를 선보인 영화 블루 발렌타인은 쌉쌀한 자몽의 맛이 났다. ..

영화 디어 한나 - 곯아 터진 상처를 부여잡고 사는 사람들

괴로운 모양이다. 기껏 사설경마 게임에서 돈을 잃고는 키우던 개를 발로 차 죽이고 당구장에서 시비를 거는 아이들을 패주는 남자. 주름살이 자글거리고 검은 머리카락을 찾을 수 없는 초로의 노인으로 보이지만 성격 한 번 까칠하다. 동네를 휘저으며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지만 말리는..

영화 원 포 더 머니 - 돈과 첫사랑을 모두 움켜쥘테야

경제적으로 막다른 골목에 이르렀다. 차도 압류당하고 셋집에서도 곧 쫒겨날 처지다. 그녀, 돈을 마련하기 위해 부모님을 찾아오지만 도움은 커녕 시집가라는 말만 듣는다. 나름 독이 오른 그녀 지인을 찾아가 일거리를 요구하지만 그녀앞에 던져진 파일은 일급 살인 용의자의 신..

영화 더 그레이 - 지옥도가 바로 이런 곳이 아닐까

야생의 냄새가 난다. 비릿한 동물 사체에서 나는 냄새, 뜯겨 발겨진 인육덩어리를 입에 문 늑대 무리사이에서 살기 위해 발버둥치는 인간의 생존 본능. 서바이벌 게임같지만 죽지 않고서는 광야와 삼림에서 벗어날 수 없다. 영화 더 그레이는 제목에서 느낄 수 있듯 은회색의 톤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