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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두까기 인형 3D : 러시아 마린스키 발레 공연실황

효준선생 2012. 12. 1. 00:27

 

 

 

 

 

소녀 클라라가 호두까끼 인형을 마음에 들어했던 건 어쩌면 측은지심의 발로였다. 다들 멋지고 화려한 선물에만 눈독을 들였지만 마술사는 그들에겐 관심을 두지 않았다. 외양부터 초라한 작은 호두까기 인형을 차지한 클라라에게 환상의 시간이 찾아온 것은 그로부터 2시간 뒤였다.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차이코프스키의 발레무곡 호두까기 인형은 독일 작가 호프만이 쓴 걸로 알려져 있으며 1892년에 러시아에서 초연되었다고 한다. 동화적 내용이 다분해 아이들에게도 추천할 수 있으며 화려한 춤 공연이 삽입되어 있어 어른들의 눈도 호강시켜줄 만한 컨텐츠다.


이번에 영상으로 공개되는 작품은 러시아의 마린스키 발레단의 2011년 공연실황이며, 무대위 뿐만 아니라 오케스트라와 관객의 표정도 보여준다. 3D입체 영상인지라 스크린 플레이가 아니라 플로어에서 발레리노와 발레리나들이 움직이는 듯한 효과를 구현한다. 총 2막으로 길지 않은 러닝타임이지만 다양한 구성을 자랑하기에 지루하지 않게 감상할 수 있다.


줄거리를 좀 보면, 크리스마스 파티를 즐기는 분위기, 특히 많은 아이들이 등장해 마술사의 재주에 현혹되어 즐거워한다. 특히 박스 안에서 튀어나오는 다양한 캐릭터들이 아이들의 환호를 받았는데 유독 작은 호두까기 인형만큼은 아무도 가지려고 하지 않았다. 이때 뒤에 있던 여자아이 클라라가 인형을 달라고 하고 그날밤 클라라는 인형을 품에 안고 잠이 든다. 이후의 이야기는 클라라의 꿈 이야기다. 생쥐들이 등장해 클라라를 겁주려 하자 호두까기 인형과 함께 생쥐들을 물리친다는 이야기다.


공연 장면 중에서는 호두까기 인형이 멋진 왕자가 되어 공주가 된 클라라와 함께 춤을 추고, 더불어 각국의 특유의 춤사위가 서로 앞을 다투어 무대에 오른다. 서역, 중국, 갈잎피리의 춤, 왈츠, 행진곡등이 선보이는데, 이들은 각각 솔로, 듀엣, 군무로 나뉘어 매 장면에서 고유의 악센트를 선사한다. 재미있는 건, 자신들의 무대가 끝나면 퇴장하는 것이 아니라 무대 뒤에 앉아 서로의 공연을 감상한다는 건데, 아무래도 하이라이트 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 왕자와 공주의 발레 장면을 부각하기 위함이 아닌가 싶었다.


귀에 익숙한 차이코프스키의 여러 넘버들이 흘러나오고, 인형이 사람으로 둔갑했다는 설정에 걸맞는 어여쁜 무희들이 나와 아름다운 의상과 배경에 걸맞는 볼거리를 제공해준다. 이 영상은 관객이 있는 날과 없는 날을 골라 원경과 근접촬영을 실현해 다양한 비주얼을 보여주며 극장안의 관객이 마치 마린스키 극장에 와있는 듯한 착각을 하게 한다.


그 옛날 소수의 귀족들만을 위한 컨텐츠가 기술의 발달로 이제는 일반 극장에서도 감상할 수 있는 세상이 왔으니, 보고나면 눈이 호사를 누렸구나 하는, 심리적 부자가 된 기분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호두까기 인형 3D (2012)

Nutcracker in 3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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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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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
알리나 소모바, 블라디미르 쉬클리어로프
정보
| 러시아 | 105 분 | 2012-1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