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더블 - 반전있는 두 남자의 이유있는 두뇌싸움

효준선생 2012. 11. 6. 00:02

 

 

 

 

 

 

   한 줄 소감 : 알고보니 그런 사람들 이었군요. 정말 몰랐네요

 

 

 

영화 더블은 오랜만에 보는 버디무비다. 동성의 두 명의 인물이 짝을 맞춰 이야기를 끌고 나가는 형식인데, 멀티캐스팅이 주효한 요즘엔 보기 힘들어졌다. 두 명의 직업은 전직 CIA 요원과 현직 FBI 요원인데 함께 호흡을 맞출 일이 별로 없을 듯한 이들이 소위 “카시우스”라고 불리는 전설적 테러리스트의 정체를 알아내기 위한 작전에 돌입하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냉전이 끝나면서 할 일이 없어진 사람들 중엔 특히 정보부 요원들이 적지 않다. 특히나 영화에서 무려 25년이나 CIA 요원으로 활동하다 은퇴한 폴의 경우, 백발이 성성한 초로의 신사의 모습인데, 세상이 다시 그를 불러 들였다는 건, 이미 타버린 잿더미에 부채질을 하는 것과 다름없어 보였다. 인재가 그리도 없다는 건가? 노장이 있으면 치고 올라오는 신예도 있다. 총명함만 보면 정보부 요원에 더 적합할 것 같은데 뜻밖에도 FBI 수사요원이라는 벤, 재기발랄함은 인정할 수 있지만 벤 앞에선 풋내기 신참 수준이다. 폴은 벤에게 어떤 감정을 가지고 대하게 될까? 벤의 아내와 아이들을 보면서 가족의 정을 느끼며 아스라한 추억에 빠지면 영화의 제 2막이 시작된다.


이 영화는 카시우스가 상당히 중요한 키워드다. 그건 고대 로마 공화정의 카이사르 암살의 주동자로 대표되며 영화에서도 연쇄 요인 암살범을 지칭하는 용어로 등장한다. 그가 나타나면 그 누가 되었든 예리한 철사줄에 의해 목이 잘리며 세상을 하직하게 되는데 신출귀몰함과 용의주도함 때문인지 지금껏 단 한번도 모습을 세상에 드러내지 않은 채 암약해왔다. 영화는 바로 두 명의 요원, 폴과 벤이 카시우스를 쫒는 내용으로 진행된다. 하지만 그런 평범한 스토리라면 이 영화는 참 재미없을 수도 있다.


벤이 러시아 깡패들에게 러시아말로 통역을 하는 장면과 가족이 단 한명도 없다는 폴의 일거수일투족이 조명되면서 영화는 아연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우리가 알고 있는 진실과 모르고 있는 부분은 얼마나 되는 걸까? 설사 카시우스가 폴과 벤에게 잡히거나 혹은 잡히지 않는다고 환호하거나 실망할 필요가 없다. 생각지도 못한 반전 탓에 새로운 분위기가 연출된다.


가족을 잃은 한 남자와 가족을 버리는 한이 있더라도 과업을 완수해야 하는 숙명의 두 남자가 어쩔 수 없이 보이지 않는 적을 향해 돌진하는 액션 드라마 더블, 제목처럼 둘을 의미하지만 “이중의” 의미도 담고 있다. 너의 정체가 무엇이냐고 묻는 다면 폴과 벤은 아마 무척이나 당황해 할 법도 하다. 자신의 정체성을 감추고 사는 사람이 많은 모양이다. 갑자기 껍데기는 가라고 그렇게 외쳤던 시인의 싯구절이 떠오른다.


엔딩 직전에 생각지도 못한 반전이 기다리고 있기에 영화 초중반에 설치해놓은 복선이나 맥거핀에도 신경을 쓴다면 보다 재미있게 영화를 감상할 수 있을 것 같다. 미중년의 아이콘인 리처드 기어의 뜀박질이 다소 숨차 보이지만 언제 또 노장 배우의 이런 역동적인 모습을 볼 수 있겠나. 아무튼 두 남자의 두뇌싸움은 정말 볼 만하다.  

 

 

 

 

 

 

 

 


더블 (2012)

The Double 
0
감독
마이클 브랜트
출연
리처드 기어, 토퍼 그레이스, 오데트 애너블, 스타나 카틱, 마틴 쉰
정보
액션, 범죄 | 미국 | 98 분 | 2012-1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