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씨지브이 13

영화 크루즈 패밀리 - 동굴말고 신세계에서 살아봐도 좋아요

한 줄 소감 : 주인공 크루그는 한국의 아버지와 닮은 모습이다. 영화 크루즈 패밀리의 기둥이라 할 수 있는 그루그는 어찌보면 한국의 50대 초중반쯤의 가장으로 보인다. 그도 그럴 수 밖에 없는 게 첫째딸은 이제 남자친구를 만날 나이에 세상에 호기심이 충만하고 아들은 어딘가 부족해 ..

영화 잭 더 자이언트 킬러 - 거인과 인간의 공생에 대해 생각해보다

한 줄 소감 : 거인들이 그저 "악의 축"이기만 한 건 아니라는 생각이다. 어린 시절 읽었던 잭과 콩나무를 떠올리면서 영화 잭 더 자이언트 킬러를 기대했다. 그런데 어디부터 어디까지가 동화의 원작인지 혼미해졌다. 인간과 거인 사이의 스펙타클한 싸움과 평범했던 한 소년이 이런 혼란..

영화 복숭아나무 - 누군가에겐 알러지같은 삶

한 줄 소감 : 복숭아 알러지가 있어 보는 것도 힘들었지만 거부할 수 없는 그녀의 작품 영화 복숭아나무는 다소 섬뜩했다. 샴 쌍둥이가 주인공이라는 이야기는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아역배우에게 특수분장을 시키고 CG로 입힌 모습을 보니 저럴 수도 있나 싶었기 때문이다. 간혹 샴 쌍둥..

서태지 8집 : 398일의 기록 - 시간은 음악사이로 흐른다.

벼락 같이 등장해 한국 가요사에 획을 긋고 활동하다 홀연히 은퇴라는 거창한 용어를 써가며 바람처럼 사라졌던 서태지가 다시 돌아오자 그의 팬들과 가요계 인사들은 흥분했다. 소위 댄스가수 시절에도 발표하는 음반마다 시대를 앞서가는, 그래서 다소 어려운 게 아니냐며 백안시 하..

영화 락 오브 에이지 - 락큰롤 베이비, 아직 죽지 않았어!!

1987년인가 88년인가 살던 동네 남영동 성남극장 옆 건물 지하엔 작은 다방이 하나 있었다. 그런데 그 앞을 지나가면 뭔지 모를 포스가 느껴졌다. 기괴하기만 한 의상과 악세사리, 장발에, 기타를 광적으로 튕기는 자세를 취한 포스터가 덕지덕지 붙어있다. 백두산, 블랙신드롬, 블랙홀, 철..

영화 페이스 블라인드 - 그댈 알아보지 못하는 나에게

얼마 전 영화 시사회에 갔는데 누군가 나를 부른다. 웬만해서는 나에게 아는 척 하는 사람이 없는데, 누군가 나에게 아는 척을 한다. 가벼운 목례와 흔한 인사치레를 하면서도 저 사람 누구지? 라고 내 자신에게 물었다. 그런데 인사를 끝내고도 누군지 알 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뉘신지? ..

영화 미확인 동영상 - 누군가 당신을 지켜보고 있다네

며칠 걸러 한번씩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는 무수한 00녀 시리즈들, 누군가는 피사체가 되는 줄도 모른 체 현장의 주인공이 된다. 아주 간혹 감동의 주인공도 있지만 대개는 있어서는 안될 사회의 암적 존재라는 낙인이 찍혀서는 불특정 다수의 씹을 거리로 전락하고 만다. 우리는 하루를 ..

영화 헝거게임:판엠의 불꽃 - 아무리 몸부림쳐도 부처님 손바닥 안

열 여섯 소녀에게 벌어진 일치고는 너무 엄혹했다. 이제 갓 2차 성징을 지나온 소녀앞에서 놓여진 죽음과의 사투라는 미션은, 소녀에겐 성장통처럼 자고 일어나면 악몽정도로 그쳐야 했으면 좋겠지만 미래의 어느 시점에 닥친 인류의 처참한 생존게임앞에서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영화 타워 하이스트 - 펜트하우스를 어큐파이하라

화난 군중이 미국 금융의 심장이라고 부르는 월 스트리트를 점령(Occupy)하려는 시도가 있었다. 그들은 월가의 금융그룹과 핵심 경영인들을 탐욕에 찌든 자로 규정하며 그들이 가진 부를 내놓을 것을 요구한 것이다. 자유시장주의를 신봉하는 것도 모자라 자신들의 경제논리가 만..

영화 완벽한 파트너 - 桃色뒤에 숨겨놓은 표절이라는 문제

고위관직자들의 청문회장, 서슬퍼런 국회의원 나리들의 추상같은 질책이 쏟아진다. 그중의 하나, 당신의 논문이 제자의 그것과 토씨하나 다르지 않다. 베낀 것 아니냐? 베낀게 아니라 공동저작이고 교수의 이름으로 발표하는 것은 관행이다. 관행은 지들끼리의 암묵적 범죄행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