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미확인 동영상 - 누군가 당신을 지켜보고 있다네

효준선생 2012. 6. 1. 01:01

 

 

 

 

며칠 걸러 한번씩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는 무수한 00녀 시리즈들, 누군가는 피사체가 되는 줄도 모른 체 현장의 주인공이 된다. 아주 간혹 감동의 주인공도 있지만 대개는 있어서는 안될 사회의 암적 존재라는 낙인이 찍혀서는 불특정 다수의 씹을 거리로 전락하고 만다.


우리는 하루를 살면서 몇 번의 폐쇄회로 카메라에 찍힐까 예전에 어느 조사기관에 따르면 거의 80여 번이나 내 종적이 밟힌다고 하니 카메라 무서워서 나쁜 짓은 할래야 할 수가 없는 세상이다. 그런데도 아이러니컬하게도 사건 사고는 꼭 폐쇄회로가 없는 곳에서 발생하니, 폐쇄회로를 늘리자는 주장도 이렇게 나오는 모양이다. 그런데 내 방안을 照射하는 붉은 빛이 바로 그 폐쇄회로라고 한다면 사생활 침해 그 이상의 불쾌함이 엄습할 것 같다. 폐쇄회로는 누군가 보고 있다는 전제하에 그 존재가 가능하니 말이다.


온라인 세상이다. 타인과의 직접적인 관계맺기가 온라인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다 보니, 그 안에선 세상의 삼라만상이 다 거래되고 이루어진다. 수천 만리 떨어진 곳에서 벌어지는 일들도 아주 간단한 장비 두엇만 있으면 내 방안에서 들여다 볼 수도 있고, 결코 보여져서는 안될 개인의 은밀한 사생활이 돈 거래에 의해 무방비로 노출되는 것도 이 즈음이다. 게다가 그렇게 노출된 누군가의 비밀에 대해 익명을 무기로 쏟아내는 저질스런 댓글들, 일명 키보드 워리어라고 불리는 악플러로 인해 누군가는 심적 고통을 받고 누군가는 치명적인 선택을 한다.


이런 현상을 관통하는 것중 하나는 은밀함을 나만 보려는 관음증이다. 사실 관음증에 매몰되고 그것에서 쾌감을 얻으려는 인간의 심리는 오래전부터 있어왔다. 신혼첫날밤, 침을 발라 문종이를 뚫고 안을 들여다보려는 군중심리,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그게 당시 사회통념상 거두어졌으니 과연 오늘날 몰래 카메라나, x 양 비디오와 무엇이 다르겠는가


영화 미확인 동영상에 투영된 이런 “봄”에 대한 여러 가지 담론들은 그 이야기의 영상화만 놓고 따지면 상당히 거칠기 짝이 없다. 등장인물과 이야기의 시작점이 되는 “그녀”와의 관계도 불분명하고, 이른바 “왜 나만 갖고 그래?”라는 소리가 절로 나올 지경이다. 그럼에도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앞서 밝힌 여러 가지 “窺視”에 대한 이야기를 섞어놓았다.

 

나름대로 공포감을 느낄 만한 요소들인 인형을 대상으로 화풀이를 하는 장면, 귀신의 공간이동 장면, 당신의 뒤를 조심하라, 어둠과의 사투등, 일반적으로 공포영화에서 흔히 다룰만한 비주얼과 장치들은 적지 않게 등장한 듯 싶다. 그럼에도 늘 공포영화를 보면서 아쉬운 것은 “왜? 그들이 당해야 하는 건가?”에 대한 물음에 이 영화도 제대로 답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사건 발생전부터 얄미운 짓만 골라하거나, 혹은 누군가를 괴롭히거나, 혹은 나쁜 짓을 해왔던 공공의 적들이 그 해코지의 대상이 되지만 이 영화는 줄기차게 자매와 그 주변의 극소수의 인물들에게만 화살을 겨누고 있다.


자못 공포영화는 무서워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야 함에도 천편일률적인 고함지르기가 영상을 亂飛하고 그럼 관객들도 무서워 하겠지라는 강직함 신념, 공포심은 아무 소리도 나지 않는 상황에서 더 무섭다는 걸 모르는 걸까 보고난지 몇 시간이나 흘렀는데도 여주인공 자매의 비명 소리가 아직도 귓가에 얹혀진 느낌이다. 

 

 

 

 

 

 

 

 


미확인 동영상 : 절대클릭금지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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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감독
김태경
출연
박보영, 주원, 강별, 이맑음, 강해인
정보
공포, 스릴러 | 한국 | 93 분 | 2012-0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