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카디리 12

영화 에브리데이 - 시간의 흐름속에서 엮어내는 가족의 의미

한 줄 소감 : 가족을 유지한다는 것,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영화 에브리데이에서 주목하는 건 크게 두 가지다. 가족과 시간이다. 네 남매를 둔 가장이자 한 여자의 남편인 이안, 영화에선 그의 죄목이 구체적으로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마약거래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그에게..

영화 해양경찰 마르코 - 일도 사랑도 놓칠 수 없다

한 줄 소감 : 북유럽 덴마크 영화에 주인공이 원숭이라는 사실이 생경하였다. 그런데 만약 그게 이주 노동자였다면 이란 생각에 미치자 영화가 좀 깊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애니메이션 영화 해양경찰 마르코는 열대 우림에서 사는 원숭이를 주인공으로 하고 부여된 이름들이 라틴어로..

영화 백자의 사람 : 조선의 흙이 되다 - 순수함앞에선 감정의 골

영화 백자의 사람의 부제는 조선의 흙이 되다로 되어 있다. 1914년 일본의 어떤 산 중턱에서 두 남자가 이런 얘기를 나눈다. 자신은 조선으로 가서 임업연구소에서 일하게 되었다고, 그리고 카메라가 오른쪽으로 이동하자, 눈에 익은 산하, 바로 조선땅으로 바뀌었다. 독특했다. 그리고 영..

영화 섹스 거짓말 그리고 비디오테이프 - 그 옛날 세운상가를 떠돌던 때

지금은 방에 앉아 컴퓨터를 켜고 마우스를 몇 번만 클릭하면 못 찾을 게 없는 세상이지만, 80년대만 해도 까까머리 중학생들에게 성인들만의 세상을 엿볼 수 있는 기회란 거의 없었다. 삼촌이나 형들이 마치 자기들만 어른이라도 되는 양, 어디서 구했는지 알 수 없는 외설적인 성인 잡지 ..

영화 리미트리스 - 인간의 잠재능력에 한계치는 없다

덥수룩한 머리는 몇일은 안감은 듯 하고 옷도 여러날 갈아 입은 않은 듯한 찌질남 하나가 오만상을 찌푸리며 자판을 두드렸다 다시 델(del)키를 눌러 지우길 반복한다. 이 남자 나름대로 글쟁이다. 그런데 천재적 글 솜씨는 고사하고 밥벌이용 잡문하나 제대로 쓰지 못하는 수준에 와있다...

영화 로스트 인 베이징 - 물욕과 본능사이에서 몸부림치다.

자수성가해서 번듯한 맛사지샵을 운영하는 사장 린동, 번쩍거리는 금목걸이를 차고 벤츠를 굴리며 남 부럽지 않은 삶을 영위하는 그의 유일한 고민은 자식이 없다는 것이다. 아내와의 관계도 나쁜 것 같지는 않지만, 그런 그에게 하늘이 보내주었나 싶게 어느날 아이가 생긴다. 그리고 ..

영화 더 레이븐 - 에드거 앨런 포, 추리소설 속을 거닐다

미국 추리소설의 창시자라 칭송받는 에드거 앨런 포의 생애가 그의 작품과 매칭되어 그럴 수 있을 것처럼 꾸며진 영화 더 레이븐이 개봉했다. 1845년 그의 시 갈가마귀에서 제목을 따온 이 영화는 시가 아닌 그의 대표적 추리 소설들을 극적으로 인용하여 하나의 줄거리로 완성했으며, 실..

영화 캐빈 인 더 우즈 - 호러물에 대한 편견을 큐브처럼 비틀다

한 눈에 보기에도 딱 철없어 보이는 하이틴들, 설사 대학생이라도 예외없다. 남자는 껄렁거리며 여자애들이나 꼬시려들고 여자들은 그런 남자들 중에서 쓸만한 녀석 없나 두리번거린다. 친척에게서 별장이나 오두막을 빌려 여름맞이 여흥을 즐기러 떠나고 길에선 음흉한 눈빛의 남자를 ..

영화 원스 어게인 - 스웰시즌의 사랑을 잃어버리고

요즘엔 남녀 혼성듀엣을 거의 찾아볼 수 없지만 예전엔 간혹가다 볼 수 있었다. 대개 통기타 가수들이 그랬는데, 데뷔를 하고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면 팀이 해체되거나 혹은 두 며의 남녀 멤버가 부부의 연을 맺었다는 기사가 나오곤 했다. 하루 종일 음악연습이라는 미명하에 달..

영화 두 여자 - 사랑했어, 처음처럼 그렇게

한 남자를 사이에 두고 처와 내연녀는 조우한다. 그녀들은 대놓고 싸우려고 하지 않았다. 극도의 심리전을 구사한다. 문제는 한 명은 이 사실을 모두 알고 있고 한 사람은 전혀 모른다는 차이가 있다. 누가 이길까 그리고 그 치정게임은 반드시 승자를 내야하는 것일까 영화 두 여자는 글자 그대로 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