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에브리데이 - 시간의 흐름속에서 엮어내는 가족의 의미

효준선생 2013. 6. 12. 09:00

 

 

 

 

 

   한 줄 소감 : 가족을 유지한다는 것,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화 에브리데이에서 주목하는 건 크게 두 가지다. 가족과 시간이다. 네 남매를 둔 가장이자 한 여자의 남편인 이안, 영화에선 그의 죄목이 구체적으로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마약거래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그에게 5년의 수형기간은 그 자체로서도 고통이지만 가족과 함께 할 수 없다는 점에서 더욱 참기 힘든 고통으로 그려진다.

 

 


5년의 감옥은 한 남자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을 수도, 마치 아무일도 없었던 듯 흘러갈 수도 있는 시간이다. 단지, 자신을 바라보는, 혹은 기다리는 외부로부터의 시선만 없다면, 하지만 수시로 자신을 면회오고, 수시로 기다림의 애틋함을 피력하는 아내의 무척 서글픈 눈빛을 보노라면 5년의 시간은 참기 힘든 인내의 시간이다.


영국 영화인 이 영화는 실제로 노리치에 있는 감옥에서 촬영을 했다고 하며 4 남매는 실제 친남매들로 영화 속 설정인 5년을 동일하게 배려해서 찍었기 때문에 아이들이 조금씩 커가는 모습을 대역배우들을 쓰지 않고도 찍을 수 있었다. 아무래도 한 인물을 본인이 계속 연기할 수 있다는 건 아무리 아역배우라 하더라도 중요할 것이다. 어느새 어리게 보이던 장녀가 엄마 키 정도가 되서야 아버지의 출소가 이뤄졌고, 그 사이의 시간은 오로지 이들 가족간의 정서적 빈틈을 메우는데 쓰여졌다.

 

 


이안은 감옥에 있는 설정임에도 외출과 외박도 하고, 불편하지만 아내와의 운우지정도 나눌 수 있었다. 끊임없이 아이들과 만나는 장면들이 반복되는데 어릴때는 잘모르지만 조금씩 커가며 아버지에 대한 존재에 대한 분명히 부정적인 인식도 가능했을 터인데 영화에서 이 점은 크게 문제시 하지 않았다.


오히려 아내의 행동에다 하나의 오점을 집어 넣는다. 장기간 남편의 부재로 인한 감정적인 허전함, 의도된 장치일 수도 있고, 매우 현실적인 사유일 수도 있다.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 힐난만 할 수 없는 건, 우리가 그런 삶을 살아보지 않아서일 수도 있다. 그녀는 단 한번도 울거나 아이들 앞에서 신세한탄을 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감옥에 다녀올때도 마치 아이들을 앞세우고 마실을 다녀오는 아낙의 모습을 견지했을 뿐이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제 아무리 견고한 가족이라는 이름도 와해될 소지가 있다. 수많은 사례를 통해 목도한 바가 있다. 하지만 이 영화는 오히려 남편의 출소한 뒤, 선택을 하게 만든다. 남편이 내린 선택이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보이는 이유는, 그 오랜 시간동안 인내하고 버텼던 가족에 대한 소중한 감정이 그 어떤 것보다 소중하게 여기고 있었음을 의미한다.

 

 


이 영화는 시간흐름을 표지하는 방법으로 영국의 아름다운 풍광을 원경으로 담아 경쾌한 리듬의 배경음악과 함께 선사했다. 계절의 변화처럼 보이기도 하고, 아이들이 자라는 모습처럼 보이기도 했다. 마이클 윈터바텀은 오랜 시간을 들여 이 영화를 찍으며 분명, 가족이상의 존재가치는 무모하다는 생각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 수 차례 반복되는 만남이라는 장치를 통해, 가족의 접점을 만들어냈고 다시 아쉬운 헤어짐을 통해 가족은 만나야 한다는 명제를 확고하게 했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에브리데이 (2013)

Everyday 
8
감독
마이클 윈터버텀
출연
존 심, 셜리 헨더슨, 발레리 릴리, 피터 건, 딜런 브라운
정보
드라마 | 영국 | 90 분 | 2013-06-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