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리미트리스 - 인간의 잠재능력에 한계치는 없다

효준선생 2012. 7. 12. 00:16

 

 

 

 

 

덥수룩한 머리는 몇일은 안감은 듯 하고 옷도 여러날 갈아 입은 않은 듯한 찌질남 하나가 오만상을 찌푸리며 자판을 두드렸다 다시 델(del)키를 눌러 지우길 반복한다. 이 남자 나름대로 글쟁이다. 그런데 천재적 글 솜씨는 고사하고 밥벌이용 잡문하나 제대로 쓰지 못하는 수준에 와있다. 한번 결혼한 바 있고 지금 사귀는 여자친구는 그를 부담스러워 하는 눈치다. 이 남자의 탈출구는 과연 어디쯤 있을까 노숙자 수준의 외양이지만 그래도 눈빛은 살아있는게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영화 리미트리스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꿈꾸었던 초능력의 발현이라는 점에서 상당히 호기롭다. 작은 알약 하나에 천부적인 소질이 자신도 모르게 들어나고, 그것도 다양한 방면에서 자신을 윤택하게 해준다는 점에서 비단 영화 속 허구가 아니라도 한번쯤 하는 생각을 하게 될 것 같다. 그런데, 왜 하필 약일까 음식도 있고 꿈도 있을텐데, 이 영화 역시 인간의 탐욕이 가지를 치고 뻗어 나갈 수 있는 공간은 무한함을 말하고 있다. 예를 들어 누군가에게 약을 먹이고 그가 자신의 능력 그 이상을 발휘했을때 그 약을 제공한 사람이 얻을 수 있는 이득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이 남자가 우연히 약을 하나 먹고 써낸 소설, 대박이다. 돈이 생긴 그는 스타일부터 완전 바꾸며 새로운 인생을 살 것 같은데, 우연히 한 알 얻은 약은 그에게 또 다른 유혹이 된다. 마치 마약처럼, 금단증세도 일어나고, 심지어 머리쓰는 일 말고 싸움도 잘하게 되면서 이 남자는 자기가 무슨 슈퍼 액션 히어로쯤 되는 줄로 알고 있다.


이 영화는 독특하게 남자의 나레이터로 처리를 하고 있다. 고층빌딩에서 투신이라도 할 것 같았던 남자의 회고가 이어지는 데, 바로 주인공의 이야기다. 그렇다면 그는 그 훌륭한 약의 정체를 알고 있음에도 투신을 결행하려는 것일까? 그런 신비의 약이 존재한다는 것이 알려진다면, 어느 누가 약을 손에 넣고 싶어 하지 않겠는가. 제한된 공급은 당연히 싸움을 야기할 것이고, 그 승자는 약에 대해 조금 더 잘 알고 있는 사람의 몫이다.


재미있는 건, 이 영화는 다소 거스릴 수 있는 藥禍에 대해 이야기하면서도 결코 중독으로 인해 피폐를 표현하지 않았다. 오히려 숨겨진 포텐셜을 끄집어 내는 순기능에 방점을 두고 있기에 결론마저도 매우 상큼하게 마무리 지었다. 약에 찌들거나 인이 박혀 쩔쩔매는 병자의 모습이 아닌, 그야말로 핸섬가이의 모습을 하고 있으니, 개인으로서나, 혹은 약의 효능을 조종함으로써 자신의 이득을 취하려는 제약회사으로서나 윈-윈 하는 것은 아닌 가 싶다.


영화 제목처럼 한계가 없는 게 세상에 얼마나 되는지 모르겠다. 과학자가 말한 바처럼 인간은 태어나서 겨우 자신의 잠재능력의 20%만 사용하다 죽는다고 하던데, 내가 그동안 쓴 능력은 그 중 얼마나 될까 만약 나머지 80%는 무엇인지 알지도 못한 채 죽는다면 그것 또한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하루에 외국어 하나씩 마스터 하고 하루에 소설 하나씩 완성해 내고, 싸움능력도 게임속 주인공처럼 활성화되고, 심지어 예지력까지 갖춰가는 주인공의 모습을 보니, 임상실험 대상은 참 잘 고른 모양새다. 현실에선 있을 수 없는 캐릭터지만 영화란게 다 그런 판타지를 먹고 사는 매체 아니겠나  

 

 

 

 

 

 

 

 

 


리미트리스 (2012)

Limitless 
8.5
감독
닐 버거
출연
브래들리 쿠퍼, 로버트 드 니로, 애비 코니쉬, 안나 프리엘, 조니 휘트워스
정보
액션, 스릴러 | 미국 | 105 분 | 2012-07-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