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해양경찰 마르코 - 일도 사랑도 놓칠 수 없다

효준선생 2013. 2. 16. 07:30

 

 

 

 

 

 

 

  한 줄 소감 : 북유럽 덴마크 영화에 주인공이 원숭이라는 사실이 생경하였다.

  그런데 만약 그게 이주 노동자였다면 이란 생각에 미치자 영화가 좀 깊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애니메이션 영화 해양경찰 마르코는 열대 우림에서 사는 원숭이를 주인공으로 하고 부여된 이름들이 라틴어로 들려 스페인이나 포루투갈의 영화로 알았는데 뜻밖에도 덴마크에서 온 영화다.

 

 

 

 

이 영화는 원숭이들이 몰려사는 원숭이섬을 배경으로 외부로부터의 세력인 애니팡팡월드의 카를로와 어떻게 경찰이 되었는지 그 과정이 조금 의심스런 마르코와의 대회전을 그리고 있다. 그 사이에 마르코의 첫사랑인 룰루와의 연정도 가미되고 대통령과 해적일당도 등장하는 등 판세를 키워보려고 하지만 대부분의 이야기 구도는 지키려는 자와 빼앗으려는 자의 대결이다.

 

 

 

 

캐릭터는 원숭이들이지만 사람으로 치환해서 보아도 무방하다. 고유의 문화를 갖고 느긋하게 살고 있던 원숭이섬에 화려하고 형형색색의 네온으로 치장된 애니팡팡월드의 조잡한 하류문화의 유입은 그걸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이냐 아니면 배척해야 하느냐의 문제다. 우리도 이런 예가 있다. 일본의 것이라면 색안경을 쓰고 수입에 반대하던 시절, 유독 일본 영화는 극장에서 구경조차 할 수 없었고 단계적 수입조치에 의해 핑크무비까지 극장에서 볼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비단 문화뿐이 아니다. 겉으로는 문화산업이라며 정책 결정권자를 현혹하지만 알고 보니 그 건물이 파괴를 일삼는 거대한 로봇이었다는 설정은 그래서 보다 큰 의미를 갖는다.

 

 

 

 

마르코는 상당히 교과서적인 인물이다. 해변에서 나뒹구는 장난감 튜브를 보고 즉시 대통령에게 보고하는 것이나, 애니팡팡월드의 본질을 알고 나서 그가 취하는 일련의 모습은 다소 고지식한 공권력의 일면을 그리고 있다. 그런데 그가 인간적인 모습을 보이는 순간은 자기가 예전부터 마음에 두고 있던 여자 룰루가 돈과 권력을 상징하는 카를로에게 호감을 보이는 때부터다. 우연히 만난 해적들로부터 새로운 기술을 연마하고 카를로와 대결을 벌이는 과정을 보면서 그는 공권력으로부터의 충심인지, 아니면 사랑하는 여인을 빼앗길 수 없다는 로맨티스트의 연정인지 애매하다. 무엇이 되었든 마르코에겐 위기이자 기회인 셈이다.

 

 

 

마르코와 등장인물들의 캐릭터는 과도할 정도로 경망스럽다. 전기 충격기를 맞고도 바로 벌떡 일어나고 한대 얻어맞기라도 하면 온 몸이 뒤틀린다. 심지어 엑스레이를 찍인 것 같은 효과를 보여주기도 한다. 그런 탓에 유난히 의성어가 많이 튀어나오는데 나중에 한국어 더빙을 하는 장면을 보니 방송인 이광수가 고생이 많았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생각보다 마르코와 잘 어울리는 캐스팅이었으며 그가 출연하는 방송 프로그램인 런닝맨을 좋아하는 시청자들와 아이들에게 좋은 반응을 받을 것 같다.


이 영화는 본편 외에 여러 가지 트레일러 영상도 선을 보이는데 그것도 나름대로 흥미롭다. 검색을 해보니 동명의 게임으로 나와 있는 원소스 멀티유즈의 사례인 모양이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해양경찰 마르코 (2013)

Marco Macao 
9.6
감독
얀 라벡
출연
이광수, 송지효
정보
코미디, 어드벤처, 애니메이션 | 덴마크 | 80 분 | 2013-0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