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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적인걸2 : 신도해왕의 비밀 - [리뷰] 단순한 탐정놀이가 아니었다

효준선생 2013. 10. 3. 08:03

 

 

 

 

 

   한 줄 소감 : 일본에 대한 감정, 중국도 만만치 않음을 재확인하다  

 

 

 

 

 

국 역사상 당나라 성당(盛唐)시기는 청나라 초[강희, 옹정, 건륭제 치세기간]와 함께 국세가 가장 강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만큼 절대 권력이 유지했을 터이고 사람들은 그 이유에 이런 저런 이야기를 붙여 후대에 구술로 남겼다. 특히 무측천은 여성의 몸으로 최초이자 마지막으로 황제[武周]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했던 인물로 전제군주 시절의 극상의 아이콘이었다.

 

 

 


영화 적인걸 신도해왕의 비밀은 3년 전 개봉 했던 적인걸 : 측천무후의 비밀의 프리퀄 성격을 갖고 있다. 주인공인 적인걸이 병주(幷州)에서 능력을 인정받아 처음 낙양의 대리시(大理寺)로 부임하는 장면에서 시작한다. 대리시는 지금의 검찰청에다 수사기능을 갖고 있는 경찰청 강력반을 합친 기능인데 상당한 권력기관이다. 사실 적인걸(狄仁傑)이라는 실존인물에 대한 환상은 그를 중국의 셜록 홈즈로 평가하고 있는데 그의 본 모습은 따로 있다.

 

 

 


당나라 정관지치(貞觀之治:당 태종때의 흥성기)와 개원성세(開元盛世:당 현종때의 흥성기)는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중국 역사상 최대의 번성기였다. 그런 시절, 재상을 역임한 그를 두고 일개 탐정수준으로 마치 전설 속의 인물로 그릴 필요는 없었을 것이다. 영화 속에 비춰진 그의 모습은 분명 1인자의 그것은 아니다. 전편에서도 그랬고 이번 영화에서도 늘 주변의 의심과 질시를 가까스로 모면하는 캐릭터로 등장한다. 그런 그의 불안한 입지를 확고하게 만든 건 아무래도 남들 보다 뛰어난 통찰력으로 보인다.

 

 

 

 

영화에선 그가 타인의 입술 움직임[脣語]을 보고 의미를 파악한다든지 유달리 화학부분에서 조예가 깊다는 걸 강조한다. 전편에서도 벌레와 관련된 에피소드가 나오는데 이번에도 강랑충이라는 일종의 딱정벌레가 주요한 단서로 등장한다. 그러나 그런 영화의 재미를 위한 설정말고도 그는 무엇보다 능력있는 정치인이었다.

 

 

 


당나라의 최고 번성기 시절 재상까지 지낸 적인걸을 주인공으로 삼은 이 영화는 핵심 줄거리는 복잡하지 않지만 오늘날 중국과 주변국의 역학관계를 의미하는 은유가 들어있다. 우선 당나라 황제와 권신들, 그리고 대리시의 관원들, 거기에 당나라와 싸우는 중이라는 부여국에서 온 여인과 괴물을 앞세우며 게릴라 전술을 활용해 당을 교란시키는 동도국의 괴한들까지, 그냥 그런가보다 여길 수 만은 없는 것이 언급된 부여국은 바로 고구려, 그리고 동도국은 왜구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관기로 불린 한 여인의 이름이 은예희라는 건 그냥 지은 이름이 아니다. 대사에서도 살짝 언급이 되지만 “銀”이라는 성은 당시 중원에 살던 사람의 성이 아니라 그들이 변방국이라 여긴 부여국의 성이었다. 살짝 틀어놓긴 했지만 “金”씨를 연상케 한다. 

 

 

 


한편 동도국은 이 영화에서 상당한 비중의 악역을 맡고 있다. 독초가 자라는 섬(박쥐 섬)을 기반으로 노략을 일삼고 정정당당한 전면전이 아닌 독초를 활용해 당의 수뇌부를 중독시키려는 등 얍삽함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 東島國이라는 단어가 바로 동쪽에 있는 섬나라가 아닌가.

 

 

 


즉 이렇게 위로는 부여국과 한참 전쟁을 벌이고 한편으로는 동도국의 획책에 대응하기 위해 적인걸과 대리시 관원들이 앞장선다는 얼개는 어쩔 수 없는 애국주의의 환생이라고 보이지만 그런 걸 골치 아프다고 한다면 이 영화는 시작부터 화려한 컴퓨터 그래픽과 곳곳에서 보이는 입체효과의 영상만 즐겨도 전편보다 일취월장한 기술력을 감상할 수 있다. 한국 극장에선 2D 디지털로만 볼 수 있지만 중국에선 3D로 개봉했다. 이 기술들은 한국의 전문업체와 스탭들의 손을 거친 것으로 엔드 크리딧에서 확인할 수 있다. 참고로 엔드크리딧의 그림 영상엔 전편에 등장했던 비주얼들이 나온다.

 

 

 

 

나라를 운영한다는 건 至難한 일이다. 어디서 치고 들어올지 알 수 없다. 내치에 집중한다고 해도 외적의 침입마저 완벽하게 방비하기 어려운 노릇이다. 이런 참에 적인걸 같은 출중한 인물이 어느 정도 커버했기에 그들만의 제국은 좀 더 鞏固해졌던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적인걸이라는 캐릭터는 영화 소재로도 참 매력적이다.

 

 

 


한국 배우 김범이 독초에 중독된 이상한 캐릭터로 등장하지만 귀여운 외모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안젤라 베이비와의 썸싱장면으로 대충 보상은 받은 것 같다. 전편의 캐스팅(유덕화, 이빙빙, 양가휘등)보다는 이름값에서 떨어지지만 유가령은 무측천으로 여전히 카리스마를 발산하고 조우정, 풍소봉, 안젤라 베이비등 젊은 배우들의 면면도 신선하다. 두 편에 모두 나오는 캐릭터들을 비교하면서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적인걸2: 신도해왕의 비밀 (2013)

Young Detective Dee: Rise of the Sea 
8.5
감독
서극
출연
조우정, 안젤라 베이비, 김범, 풍소봉, 유가령
정보
미스터리, 액션 | 중국 | 2013-1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