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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정글번치 빙산으로의 귀환 - [리뷰] 수탈경제와 극복의 문제

효준선생 2013. 10. 4. 08:03

 

 

 

 

 

 

   한 줄 소감 : 자신을 호랑이라고 생각하는 펭귄, 적극적 삶의 자세

 

 

 

 

 

 

극에 사는 펭귄들에게 닥친 위기는 기후변화로 인해 빙산이 녹는다거나 먹을거리가 없어져서가 아니다. 이웃처럼 지낼 법한 바다코끼리 무리들이 마치 점령군처럼 펭귄의 서식지로 몰려와 수탈을 해가면서다. 처음엔 펭귄들이 잡는 물고기의 절반을 요구했고 나중에 펭귄들이 자신들을 지켜줄 외부 세력을 불렀다는 이유로 잡은 생선의 전부를 내놓으라고 윽박지르며 그 담보로 펭귄의 알을 가지고 가버린다.

 

 

 


영화 정글번치 : 빙산으로의 귀환은 채 한 시간도 안되는 짧은 애니메이션이지만 이렇게 시장경제의 허점, 약육강식의 지배구조등을 펭귄과 바다코끼리 사이의 알력을 통해 암시하고 있다. 그렇다고 고도의 복잡한 셈법이 숨어 있지는 않다. 따뜻한 그림체와 주인공인 그 역시도 펭귄인 모리스와 그의 친구들의 활약을 통해 보고 있으면 유쾌해지는 작품이다.

 

 

 


모리스라는 펭귄은 그 정체성이 이중적이다. 알이었던 당시 바다코끼리에 의해 바다로 던져진 채 浮游하다 아프리카 정글에 도착한 그는 호랑이에의해 마치 호랑이 새끼처럼 길러졌다. 자신의 몸에다 얼룩 덜룩 호랑이 무늬를 그리고는 스스로를 호랑이라고 여기며 사는 녀석이다. 그에게 정글은 악의 무리를 소탕해야 하는 주 무대이며, 자신이 태어난 곳이 남극 빙산이라는 사실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하는 독특한 캐릭터다.

 

 

 


그는 자신과 비슷한 무늬의 열대어 한 마리는 자신의 새끼이자 후계자로 여기며 "위대한 호랑이"로서 임무에 충실하고 이 소문을 들은 펭귄들은 자신을 지켜줄 수호신으로 이들을 점지해 정글로 찾아온다는 설정이다.

 

 

 


크지 않은 덩치의 펭귄과 그의 친구들, 아이큐가 낮아 보이는 고릴라, 소심하지만 박식한 안경원숭이, 활기찬 두꺼비 형제, 멋쟁이 멧돼지와 은근한 매력의 박쥐등 동물들의 유목(類目)도 골고루 안배해 그들이 가진 다양하고 재미있는 능력을 십분발휘하게 만들었다. 전체적으로는 바다코끼리들과의 한판 전쟁이 커다란 줄거리지만 이들 동물들의 디테일한 재주들이 언제 어떻게 발휘되는 지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자신의 출신을 모르고도 정의를 외치며 덩치 큰 상대와 대적할 수 있는 용기, 친구들과의 협업은 그들을 물리칠 수 있는 원동력이라는 말, 그리고 자신들의 어려움은 스스로 이겨내야 한다는 당위성등, 저연령 대상의 애니메이션임에도 소중한 여러가지 가치를 담아내고 있다. 

 

 

 

   

이 영화는 개그맨 노홍철이 주인공인 펭귄 모리스의 더빙을 맡았고, 영화 본 편이 다 끝난 뒤엔 1분 남짓한 짧은 에피소드 10여개가 본편에서 다하지 못한 캐릭터들의 특장점을 보충설명해준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정글번치 : 빙산으로의 귀환 (2013)

The Jungle Bunch - Operation Ice Floe 
10
감독
데이빗 알루, 에릭 토스티
출연
노홍철, 엠마뉴엘 커틸, 셀린 몽사라트, 파스칼 카사노바, 장-필립 푸이마틴
정보
코미디, 어드벤처, 애니메이션 | 프랑스 | 70 분 | 2013-1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