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쇼를 사랑한 남자 - [리뷰] 인생자체가 퍼포먼스였다

효준선생 2013. 10. 1. 08:04

 

 

 

 

 

 

    한 줄 소감 : 황홀할 정도로 화려한 삶이었지만 왜 그리 쓸쓸한 건지...운명이었을까

 

 

 

 

 

사람의 인생역정을 그린 노라면 그 인물들에 대해 비교적 호의적이라는 느낌을 받게 된다. 특히 이미 세상을 자서전 같은 영화들을 보뜬 경우라면 더욱 그렇다. 하지만 영화 쇼를 사랑한 남자의 경우는 좀 다른 케이스다.

 

 

 


주인공 리버라치는 요즘 세대들에겐 낯선, 글로벌한 인물이 아닌 탓에 잘 알려진 인물은 아니지만 미국에선 추억의 엔터테이너중에서도 다섯 손가락에 꼽히는 사람이다. 그가 노래를 열창하는 정통파 가수였다면 좀더 알려졌겠지만 그는 피아니스트다. 팝적인 요소를 가미해 대중들의 호기심을 충족시키는 것을 자신의 연예인생의 최고의 지향점으로 삼았던 그. 이탈리아계 혼혈로 어려서부터 피아노를 쳤던 그는 클래식만으로는 자신도, 관중도 즐겁지 않다는 사실에 공연에 쇼적인 요소를 가미했다. 그랬더니 대중은 열광하기 시작했다. 그의 삶 자체가 바뀐 계기다.

 

 

 


이 영화는 퀴어 영화 범주에 넣을 수 있다. 하지만 중요한 건 동성간의 행위자체에 포커스를 맞추기 보다는 화려한 쇼의 중심에서만 살았던 한 중년 남성이 어떤 방식으로 자신을 얽매고 있는 고독을 풀어나가는 지를 살펴보는 것이 포인트다. 우연히 만난 수의사 지망생 스콧이 그의 집을 찾아오자 눈에 불을 켜고 보는 또 다른 남자, 이것 스콧의 먼 훗날 운명을 짐작하게 만드는 복선이다. 그렇게 사람을 만나고 해치우기를 반복하는 리버라치라는 인물과 길지 않은 시간동안 자신의 인생에서 평생 경험하지 못했을 화려한 삶을 누려봤던 스콧을 두고 영화는 조금씩 균열의 조짐을 밀어넣는다.

 

 

 


이성 간에도 질투가 헤어짐의 단초를 제공한다고 하는데 남남커플 사이의 그것도 만만치 않았다. 스콧으로서는 자신도 누구처럼 버려질까 두려웠고, 리버라치 역시 의심이 커지며 생기는 일종의 병리현상을 외면하지 않았다. 앞서 좋았던 둘의 사이, 그리고 점차 틈이 벌어지는 후반부는 확연하게 극 흐름이 다르지만 이렇게 이질적인 부분을 하나로 이어준 건 배우들의 빼어난 연기 몫이었다.

 

 

 


동성애를 소재로 한 기존 영화들은 대개 무명 배우들이 맡아왔다. 앞으로의 연기생활에 마이너스가 될 것 같다는 판단과 개인적인 취향 탓으로 보이지만 놀랍게도 마이클 더글라스와 맷 데이먼이라니, 게다가 연출은 이제 더 이상 장편 극영화는 찍지 않겠다는 스티븐 소더버그가 아닌가.

 

 

 


이들 삼각편대의 재주는 여러 곳에서 발휘되었다. 다소 노골적인 성애장면과 화려하다 못해 황홀한 리버라치의 공연 장면과 일상이 담겨있는 저택, 그리고 이들이 헤어진 뒤에 엮어 놓은 영화적 재미들은 인간관계란 칼로 물 베기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비록 한 사람은 여태 생존해 있고, 당시만 해도 에이즈라는 병에 대한 경각심도 부족했던 때이니만큼 매우 민감한 소재임에도 이 영화는 과감하게 털고 가려고 한다. 쇼를 사랑한 남자라는 제목처럼, 인생 자체가 쇼겠구나 싶었다. 한번 살다갈 인생인데, 리버라치에게 인생의 최우선 가치는 과연 무엇이었을까

 

 

 


70년대가 주요한 시대적 배경인지라 당시에 붐을 이루었던 여러 가지 장치들, 소품들 특히 클래식 카들은 박물관에서 대여를 해온 것들이라 한다. 등장인물들의 헤어 스타일과 의상을 주목해서 보면 패션에 대한 안목도 키울 수 있을 것 같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쇼를 사랑한 남자 (2013)

Behind the Candelabra 
8.6
감독
스티븐 소더버그
출연
마이클 더글러스, 맷 데이먼, 롭 로우, 댄 애크로이드, 스콧 바큘라
정보
드라마 | 미국 | 118 분 | 2013-1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