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비히클 19 - [리뷰] 불의를 보고 참지 못할 기개

효준선생 2013. 10. 6. 08:04

 

 

 

 

 

 

   한 줄 소감 : 힘센 자들의 집단 부정과 은폐의 결말 

 

 

 

 

 

화 비히클 19는 주인공이 달리는 차량 안에 있는데도 지독한 폐소 공포를 느끼게 만든다. 그 이유는 그가 렌터카에 올라 탄 뒤 딱 3번 차에서 잠시 내린 것 말고는 오로지 차량 안에서 모든 일을 해결하는 것으로 나오기 때문이다. 이런 설정을 한 것은 그가 과거 뺑소니 범으로 수감되었다가 가석방으로 나온 것으로 처리했기 때문에 렌터카는 또 하나의 감옥이라는 비유로 보인다.

 

 

 


영화의 시작은 굉음이 난무하는 카체이싱의 한 장면이다. 그리고 이내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공항에서 렌터카에 올라타는 남자, 하지만 렌터카 업체 직원의 실수로 엉뚱한 미니 밴을 몰게 된다. 그런데 그 차량에 엄청난 비밀이 숨겨져 있고, 그의 하루는 기나긴 악몽으로 시작된다.

 

 

 


이 영화는 한 남자의 아내를 만나러 가는 짧은 여정으로 시작했다가 권력기관의 뿌리부터 흔들어 놓을 엄청난 사건에 휘말리게 되면서 불의를 보면 그냥 꾹 참는 것이 장땡인지, 아니면 위험을 무릅쓰고서라도 나서는 것이 옳은 것인지를 판단하게 한다. 그 중심엔 당연히 이 남자가 있다.

 

 

 


하지만 그는 돈도 없고, 믿을 구석도 없다. 차량 뒷 칸에서 마치 귀심처럼 포박당한 채 숨겨져 있던 한 흑인 여성의 증언만 아니었다면 이렇게 큰  일에 휘말리지도 않았을텐데, 그의 갈등과 사건의 전말은 달리는 차량과 더불어 점점 궁금해진다.

 

 

 


이 영화는 내부 고발자 문제와도 관련이 되어 있다. 그리고 세상엔 수많은 불의가 자신에게 해가 될까봐, 혹은 입 다물고 있으면 생기는 커다란 이득앞에 침묵하기도 한다. 그게 사회 시스템을 안정화시키는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보수파들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서서히 내부로부터 곪아가는 정체는 고려하지 않은 채 자신들의 부정과 일그러진 모습도 제대로 보지 못한다.

 

 

 


이 영화는 80여분의 짧은 러닝타임, 남자 주인공을 제외하면 제대로 된 캐스팅도 없다. 대부분의 시간을 허름한 미니 밴을 타고 다니며 길을 묻고 엉뚱한 곳에서 추격전을 벌이고 한편으로는 아내와의 짜증 섞인 대화를 나누며 낯선 곳이 주는 불안감으로 팽배해 있다. 남아공이라는 장소가 주는 아슬아슬함도 한 몫한다. 차창으로 스쳐지나가는 사람들의 눈빛은 경계심으로 가득하고 심지어 아이들까지 소매치기로 등장한다. 그 안에 덩그러니 던져진 그에게 선택의 여지는 많아 보이지 않는다. 눈 딱 감고 아내가 있는 대사관으로 갈 것인지, 아니면 한 여자의 목숨 값에 해당하는 증언이 담긴 휴대폰을 들고 법원으로 갈 건지, 그 선택의 결론은 이 영화를 만든 이유다.

 

 

 


총격전이 벌어져 구멍이 난 차량의 의자위에 두툼한 커버를 뒤집어씌우고 앞자리엔 당신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차량이라는 홍보문구를 달아 놓았다. 살면서 예기치 못한 일과 마주칠 당신, 불의를 보면 어찌하겠는가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비히클 19 (2013)

Vehicle 19 
8
감독
무쿤다 마이클 드윌
출연
폴 워커
정보
스릴러 | 미국 | 80 분 | 2013-1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