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그날의 분위기 - [리뷰] 그 흔한 사랑이 아니었기를...

효준선생 2016. 2. 7. 07:30







밀폐된 공간에서 같은 시간을 보내야 하는 상황, 낯선 이에게 호감을 느끼게 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바로 옆자리에 앉은 이성이 불쑥 저 오늘 그쪽하고 자려고요..”라는 멘트를 날리게 되면 당신은 어떤 반응을 보이게 될까 영화 그날의 분위기는 개봉직후부터 성희롱 논란에 휩싸였다. 그도 그럴 것이 누군가 옆자리의 그녀가 제 아무리 마음에 들어도 이런 말을 꺼낸다는 게 아니 반대로 듣는다는 게 난감함을 넘어 불쾌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물론 엄청나게 잘생겼거나 혹은 방금 전 사귀던 사람에게서 헤어지자는 이야기를 들었다면 상황은 달라지겠지만.


 



예전에 어느 광고에서 버스에서 내리던 여자가 앉아 있던 남자에게 저 여기서 내려요라는 말을 하면서 벌어진 분위기의 급 반전이 사랑의 주도권이 남성에게서 여성으로 넘어간 시류의 반영이라는 둥의 반응을 불렀던 적이 있다. 그런데 그 반대의 상황이라면 이건 빼도 박도 못하는 성희롱인가? 이 영화의 두 남녀 주인공은 확실이 연분이 있어 보였다. 그렇지 않고서야 그렇게 빈번하게 만날 수 있고 헤어진 것처럼 하다가도 상대방이 지금 어디에 있나 알 수 있을 수 있나. 농구 선수 하나를 매개로 한 명은 스포츠 메니지먼트사 직원으로 다른 한 명은 화장품 회사의 팀장으로서 공통분모를 놓고 아웅다웅 하지만 결론은 사랑 이야기다.


 



세상의 수많은 인연이 아닌 남녀가 인연일 것이라며 억지로 인정하며 만나는 것과 비교하면 이 두사람의 이야기는 정석을 벗어나지 못한다. 원 나잇 스탠드에 대한 서로의 견해를 피력하는 것도 혹은 상대를 무척이나 배려해주려고 하는 모습 조차도 결국은 하룻밤 춘정을 위한 접근전이라는 사실은 그저 요즘 세대들의 흔한 사랑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다. 만약 이 두 사람에서 하룻밤이 아니었다면 서로의 존재가 그렇게 깊게 기억에 박혀 있을 수 있었을까 누군가의 대리만족을 위해 이성을 찾고 그 이성이 때마치 자신의 이상형과 크게 벗어나지 않았을 때의 집요함은 이 영화라고 비껴가지 않는다. 다시 말해 이 영화는 성희롱의 공론화가 아니라 그 흔한 사랑은 사랑이 아니라는 점을 인정하지 못하는, 그래서 작은 틈만으로도 쉽게 깨질 것 같다는 의심이 들게 했다는 점에서 불안했던 것이다.


 



엔드 크레딧에서 조연으로 나왔던 남녀가 기차에서 같은 상황을 연출하고 여자가 남자의 뺨을 때리는 장면을 보면 아주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그래야지 라고 했다가도 만일 그 사람이 유연석 정도의 미모를 가진 소유자라면 하는 생각이 들자 조금은 씁쓸해지기도 한다. ..(패션의 완성은 얼굴) 혹은 잘..(잘생긴 남자의 완성은 얼굴)이라는 말이 이 영화의 주제는 아니겠지 라고 믿고 싶었지만 내내 그 궤도에서 벗어나지 못한 쇼윈도우 커플을 기억하니 그것도 아닌 듯 싶었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