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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검사외전 - [리뷰] 나에게 힘이 되어줄 동앗줄

효준선생 2016. 2. 5. 07:30








검사라는 이미지는 한국영화에서 그다지 호의적으로 수용되어온 편은 아니다. 대개의 경우 변호사가 보여주는 선자의 반대편에서 악의 한 축을 담당하는 것에 익숙해 있었다. 아마도 기득권을 대변한다는 선입견이 더 많이 농축된 결과가 아닌가 싶다. 극적인 효과가 떨어진다고 봐서 그런지 검사가 주인공인 경우는 많지 않았는데 대놓고 영화 제목으로 내세운 영화 검사외전은 말 그대로 그들만의 놀이터였다. 법정 다툼 장면이 나옴에도 변호사는 아예 배제되어 있고 판사는 관찰자의 입장을 견지할 뿐이다. 그리고 여기에 힘을 실어주는 인물이란 게 입만 열면 거짓말에 수려한 용모를 갖춘 사기꾼이라는 사실은 오늘 한국 검찰의 민낯 그 일부라는 부연 설명이 따라 붙는다.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검사들은 상당히 폭력적으로 그려진다. 용의자로부터 자백을 받아 조서를 꾸며 법정에 세운다는 소기의 목적을 위해선 형사보다 집요하고 더욱 밀도 높게 기획 수사를 해야 하기 때문이라면 크게 잘못된 말이 아니다. 그 와중에 시위현장에서 잡힌 용역 하나가 검사에게 폭행을 당해 숨졌다는 사고가 터지고 그 사이사이에 박혀 있는 일그러진 기득권 층의 면면들이 드러난다. 이 영화는 검사가 졸지에 영어의 몸이 되고 그가 다시 재기를 도모한다는 이야기 얼개를 가지고 있지만 대체적으로는 범죄 영화, 특히 감옥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에서 상당부분을 가져다 쓴 흔적들이 보인다. 밀폐된 공간에서도 상상을 초월하는 불법들이 자행되고 있고 아이러니 하게도 가장 권력지향적인 곳이 바로 감옥이라는 설정이다.


 


감옥은 교화의 장소이자 또 다른 범죄가 꾸며지는 곳이기도 하다. 영화에선 이미 수형생활을 하고 있는 검사가 무죄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그런 그가 어떻게 광명을 되찾고 진짜 나쁜 놈이 고꾸라지는 지 훑어보면 그만이지만 실제 저런 일이 벌어진다면 검사가 아닌 검사 할아버지라도 버티기 힘들겠다는 생각이다. 권력 지향은 이 영화가 끌고 가는 커다란 동력이다. 검사가 가지고 있는 上昇의 이미지, 모든 것들이 발 아래 있는 것처럼 내리까는 눈빛하며 서로를 영감이라 부르면서도 앞서고 싶고, 상충부 권력자의 눈에 들고 싶어하는 욕구들. 수 십 년 권력기관에 있었으면서도 다시 국민을 위해 봉사하겠다며 국회의원 후보자가 되려는 인물은 권력지향의 극단에 있다.


 


이 영화엔 홀로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상부상조의 분위기가 물씬 난다. 전직 검사와 날건달 사기꾼의 조합이 버디 무비며, 감옥 안에서 벌어지는 또 다른 세상의 도우미들은 슬픈 웃음을 유발한다. 용역 사장은 국회의원 후보자를 돕고, 현역 국회의원은 그들에게 향응을 제공받는다. 이런 이상한 연결고리를 판타지스럽게 만든 재주는 배우 강동원에게서 최적화됨을 발견할 수 있으며 이 영화가 영화 신세계에서 끄집어낸 , 또 다른 권력에 대한 고발 프로그램이라는 사실은 황정민과 박성웅의 역할에서 시작한다. 더불어 영화 국제시장에서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었던 황정민은 권력의 끄나풀에 휘둘리는 역할이 가장 잘 어울린다는 걸 재확인 시켜 준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