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나쁜 놈은 죽는다 - [리뷰] 겉만 봐서는 모른다

효준선생 2016. 2. 4. 07:30








중국 영화의 자본이 한국을 향하고 있다는 말에 공포적으로 반응하는 사람도 있는 모양이다. 예전 같으면 자본과 기술은 한국이 대고 인력과 로케이션은 중국이 담당하는 시스템이었다면 이젠 약간의 기술 말고는 대개 중국측이 알아서 하는 모양새로 바뀌는 형국이다. 그러니 영화의 국적을 따지기 보다 영화가 재미있으면 그만인 시절을 보내는 중이다. 영화 나쁜 놈은 죽는다의 주인공은 손예진이지만 다수의 중국인 배우들이 등장하며 그녀와 합을 맞추고 있고 그들 사이의 언어 장벽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 영화는 거액의 행방을 둘러싼 추적극이지만 액션 영화의 박진감은 별로 없고 오히려 코믹스러운 부분이 적지 않다. 심지어 가장 무시무시한 킬러가 등장하는 장면에서도 우연을 가장한 실수를 삽입해 헛웃음을 유발케 한다. 이런 방식은 한국 관객들에겐 다소 이질적이지만 감독과 다수의 진행 스탭이 중국측에서 담당하는 걸 봐서는 이 영화는 한국 보다 중국 관객을 위한 맞춤형 제작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저런 이유로 등장인물들이 만나고 헤어지고 다시 만나는 과정들이 약간은 억지스러운 면이 없지 않지만 이런 난삽한 관계를 틀어쥐고 있는 건 손예진 덕분이라고 보인다. 왜 그녀가 이런 영화에 나왔냐고 투덜거리는 사람도 있긴 하지만 만약 그녀조차 없었다면 이 영화는 산으로 갈 지 모르는 상황이다. 돈의 행방과 인질, 우연히 끼어든 중국인 관광객들, 그리고 누가 보낸 것인지 알쏭달쏭한 킬러까지 과연 누가 가장 나쁜 놈일까? 한국에 총 구하기가 저리도 쉬운 가 하니 홍콩 느와르를 한국 상황에 맞춰 조립한 냄새도 나고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제주도의 이곳 저곳을 홍보하려고 하는 가 싶은 상업적 냄새도 물씬 난다.


 



어찌되었든 중국어와 한국어가 붕붕 날아다니고 짜임새 부족한 진행방식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볼 수 있었던 건 도대체 무슨 사연이길래 하는 궁금증 때문이었다. 50억이면 이런 일을 해도 되나 싶기도 하지만 정말 나쁜 놈이라면 그럴 법도 하겠다 싶다. 무고한 사람들이 변을 당하는 것들도 마치 코미디의 한 장면들처럼 스쳐가는 걸 보니 이 영화는 웃기는 장르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