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이 되었다. 성인이지만 여전히 하는 짓은 어린 아이 같다. 마을에 그와 닮은 동물은 하나도 없다. 그래도 그에겐 희망이 있다. 좋은 벗들, 그리고 사부님. 그런 그에게 이제 어른이 되어야 할 이유가 생겼다. 바로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들을 지켜야 할 사명.
영화 쿵푸 팬더는 헐리웃이 만든 중국 문화 컨텐츠으로부터의 접목이라는 점에서 시선을 끌어왔고 이제 그 세 번째 이야기가 시작된다. 등장인물들의 이름에서부터 시작해 중국적 색채가 더욱 짙어진 이번 영화에서 모두가 공존할 수 있는 에너지를 기(氣)라 했다. 동양 철학 도교에서 나온 말이 아니던가. 그래서 인지 배경이 되는 공간들도 중국의 도관을 본 따 만들어냈다. 제작 여건이 중국의 도움을 많이 받아서 일 수도 있겠지만 팬더라는, 희귀 동물에 대한 호기심과 관심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크게 다르지 않다. 이제 그의 활약상만 감상하면 그만이다.
평화로운 마을을 위협하는 요소는 구세대의 상징이다. 갇혔다 깨어난 아주 오래 전 인물, 험악하지만 그의 편은 없다. 다른 것으로부터 기를 흡수해 자신의 힘을 키우는 것일 뿐, 그리고 마지막 포 앞에서 그의 모습은 오히려 무기력해 보인다. 포를 비롯해 모두의 힘을 모은 탓도 있겠지만 전작에서 유치함을 동반하며 커가던 포의 모습에서 더 이상 아이들의 재롱이 아닌 어른으로서의 책임감이 더 크게 보였다. 다시 말해 이 영화도 성장담이라 할 수 있다.
만두 먹는 팬더들, 함께 무공을 연마하는 팬더들이 새롭게 등장하면서 기존의 사부와 친구들의 모습이 축소된 게 아쉽지만 영화엔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들도 좋아할 요소들이 다분하다. 골치 아픈 메시지가 아니므로 가볍게 보고 나서면 기분 좋아질 영화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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