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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인 더 섀도우 오브 우먼 - [리뷰] 사랑에도 회귀본능이 있나요

효준선생 2016. 1. 16. 07:30

 

 

 

 

 

 

사랑해서 결혼을 하고 그 사랑이 자신의 반쪽이라고 굳게 믿었지만 그의 곁엔 자기보다 더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 앞에선 누구라도 절망할 수 밖에 없다. 남녀 관계가 개방적이라고 하는 프랑스의 어느 부부 이야기를 케이스 스타디 삼아 부부 사이에 벌어질 수 있는 사랑의 여러 감정들을 간결하게 담아낸 영화 인 더 섀도우 오브 우먼은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멜로 영화다.

 

                                

 

흔하게 말하는 불륜을 소재로 하고 있지만 행위보다 그 안에 갇힌 네 명의 남녀, 그 중에서도 부부가 겪게 되는 심적 갈등이 다양하게 표출되는데 결과와 상관없이 한번쯤은 고민 해봤음 직한 상황이 연출되면 아마 뜨끔할 기혼자들이 적지 않을 것 같다. 사랑이 변하고 말면 그저 권태롭기 때문이라고 하지만 부부가 백년해로 할 거라고 수줍게 고백했던 그 날의 기억을 잠시 잊고 서로 다른 누군가와 함께 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잃어 버리게 되는 건 부부간에 지켜야 할 약속만이 아니다.

 

부부는 영화를 만드는 일을 함께 하면서 서로의 믿음을 키워왔다. 하지만 그 일 자체를 하지 못하게 되면서 틈이 벌어진 것이고 현실적인 이런 저런 문제들이 그들을 압박하면서 도피처를 찾은 것들이 비윤리적이라 비판 받는 것이었다. 그러나 일방적인 행위가 아닌지라 그걸 원상복구 시키는 건 쉬워 보이지 않았다. 왜냐 하면 사랑을 제자리에 돌려 놓기 위해선 또 다른 남녀가 마음에 상처를 입을 수 밖에 없는 구조기 때문이다. 가정이라는 울타리를 해체해 버릴 수 없는 상황과 허울 뿐인 울타리 조차 가져 보지 못한 또 다른 남녀의 이야기는 상당 부분 삭제되어 있지만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한편 이들이 찍으려고 했던 영화의 주인공은 아이러니 하게도 이들 부부의 삶과 매우 흡사하게 짜놓았는데 켜켜이 쌓인 갈등을 푸는 신의 한 수이자 다른 사람의 상황을 타산지석 삼도록 배치한 연출의 묘가 절묘하다.

 

                           

                                               

살면서 가끔은 숨겨야 하는 부분이 부부에게도 있는 모양이다. 현실에 안주하지 못하고 등을 돌리고 앉는 그 순간에도 일말의 죄책감보다 어쩌면 영원히 회복 불가능한 선을 넘은 건 아닌지 하는 불안감이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 그 절묘하고도 아슬아슬한 감정들이 영화 곳곳에 잘 드러난다. 흑백 영상은 오히려 주인공의 상황과 대사에 더 잘 몰입하게 해주며 너무 잘 생기고 매력적인 배우들의 외모가 현실에서라면 분명히 얼굴 값을 할 것 같다는 생각에 미치게 되자 피식 웃고 말았다. 지금 위기(?)의 상황이라면 이 영화 꼭 보길 바란다.(양진석의 씨네필 소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