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유스 - [리뷰] 삶은, 다 살고 난 뒤에 남는 여운

효준선생 2016. 1. 13. 07:30

 

 

 

 

 

 

 

나이가 든다는 건 그만큼 생각이 많아진다는 것이다. 생각이 많아진다는 건 이곳에 왔다가 이제 슬슬 떠날 준비를 한다는 말과도 같다. 지금을 살고 있지만 지나온 세월의 흔적을 뒤돌아보고 얼마나 될 지 알 수 없는 앞으로의 여생도 자꾸 그려보게 된다. 인생을 반추하는 영화로 영화 유스만한 것이 또 있을까 싶게 이 영화는 요즘 화두가 되는 웰 에이징을 이야기 하고 있다.

 

                      

 

지금은 은퇴한, 세계적 명성의 지휘자와 그의 친구인 영화 감독은 풍광 근사한 스위스의 휴양지에서 말년을 만끽하는 중이다. 영국 왕실에선 그에게 심플송을 지휘해 달라고 하지만 그는 더 이상 그럴 여력과 마음도 없다. 하지만 그를 가만두지 않는 것은 그 뿐 아니다. 휴양지다 보니 이런 저런 사람들이 그들 곁에 스치듯 지나가는데 사연들은 제 각각이다. 슬럼프를 겪는 배우와 공중부양을 위해 수련하는 승려, 말 그대로 뭔가를 보여주는 미스 유니버스, 그리고 왕년의 축구스타 마라도나.. 그 외에도 여러 사람들은 산다는 것의 다양성을 노래하고 있다.

 

이 영화는 엔딩을 장식한 조수미의 심플송 열창 장면으로 인구에 회자되고 있다. 영국 여왕 앞에서 오케스트라를 대동하고 노래를 부르는 그녀, 최고의 지휘자가 초반에 왜 그녀마저도 탐탁하게 생각하지 않았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풀린 상태에서의 등장. 노래 제목처럼 인생은 생각보다 단순하다는 걸 말해주는 걸까 아니면 단순한 척 살아야 그나마 버티며 살 수 있다는 걸 말해주는 걸까 오프닝부터 시작해 뮤직비디오가 숨어있기도 하는 등 이 영화는 음악 영화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수준 높은 음악이 곳곳을 채우고 있다.

 

                       

 

영화엔 정말 아름답고 믿을 수 없는 장면들이 속출한다. 그리고 생각지도 못한 사건과 그걸 둘러싼 어느 노인의 소회. 주름이 가득한 얼굴을 하고도 인생을 잘 살아왔구나 하는 느낌도 드는 반면, 저런 인생을 사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싶은 부러움도 있다. 제 각각의 인생이 펼쳐진다. 나이 듦이 조금씩 다를 뿐이다. 영화를 보면서 자신은 이제 얼마만큼 걸어왔는지 한 번 생각해볼 기회를 주는 영화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