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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셜록 : 유령신부 - [리뷰] 환각에 풀려버린 추리

효준선생 2016. 1. 7. 07:30

 

 

 

 

 

 

영국 빅토리아 시대를 배경으로 셜록 홈즈와 왓슨의 활약을 그린 영화 셜록 : 유령신부는 21세기를 활약하는 영국 드라마의 그것과는 별개인 듯 보였다. 셜록 홈즈를 내세운 여러 영화의 하나 정도로 여기게 되고 그 당시의 건축과 미술, 그리고 복장에서 보듯 역사극의 하나로 여기게 만들었다. 추리가 빠질 수 없기에 대중 앞에서 공개 자살을 한 한 여자가 다시 살아나 자신의 남편과 또 다른 사람들을 해친다는 사건을 던지고 그걸 풀어가는 역할을 두 사람에게 맡긴다.

 

                       

 

빅토리아 시대의 영국, 열강의 제국이라는 깃발아래 식민지 개발에 한창이던 그때 본토인 영국에선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었던 것일까 한 여인의 죽음과 그 시대적 배경과 사회의 메시지가 예상할 수 있게 들어가 있다. 여자가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도 서리가 내린다는 섬뜩한 이야기가 우리에게도 있었듯, 당시 선진국이라던 영국에서 부족함 부분을 들라면 바로 여성의 권리였던 모양이다. 추리에 골몰하던 두 사람을 살짝 비껴가면서 왓슨의 부인이 던진 멘트는 상당한 힌트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해가면서 까지 여성이 누려야 할 당연한 권리에 대한 주장을 굳이 이 영화는 왜 하려고 했던 것일까

 

영화 속 범인은 누구고, (시체가 다시 살아날 수 없다는 건 그때나 지금이나 과학적으로 의심할 여지가 없다. 또 이 영화는 공포 영화가 아니다) 혹시 무슨 트릭이 있는 건 아닐까 궁금하던 찰나 잠시 잊고 있던 셜록 홈즈 고유의 성격을 드러내는 장면이 나온다. 총명하고 촉이 좋은 탐정으로만 알고 있던 그가 가끔은 약물에 의존하게 되고 숙적이라 할 수 있는 모리아티 교수와의 일전을 앞두고 그가 보이는 신경질적 증세는 이 영화가 여성인권 신장을 논의하기 이전, 셜록 홈즈가 어떤 인물이라는 걸 알려 주기 위한 안내서로 만족하려는 구나 싶은 생각이 든다. 그 이유는 영화 내내 궁금증을 유발하게 만든 유령 신부의 정체가 오로지 그가 꺼내는 정황 설명에 의존하고 스치듯 지나쳤던 여인들이 마치 내가 이런 사람입니다라고 고해성사를 하듯 털어 놓으며 긴장감을 일거에 해체시켰기 때문이다.

 

                      

 

영화의 후반부는 다소 혼돈스럽다. 19세기의 셜록과 21세기의 셜록이 취한 듯 오고 가며 액자식 이야기 구조 속에서 여러 번 점프를 해대지만 드라마에 익숙한 사람들은 21세기의 셜록이 풀어 놓은 썰로, 이번에 영화로 처음 보는 베네딕트 컴버배치의 셜록 관객들은 19세의 셜록이 환각 상태에 들어서 미래를 보는 모양이다라고 여길 것 같았기 때문이다. 만약 이 영화가 드라마와 전혀 상관이 없이 제작된 번외편으로 올곧이 제대로 된 추리극으로 완성이 되었으면 어땠을까 싶은데 그게 아니라 곧 나올 시즌제 드라마의 입문편 정도로 만족해서 만들어진 기획물이라는 생각에 미치니 아쉽다는 생각이 우선 든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