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메이즈 러너 : 스코치 트라이얼 - [리뷰] 뛰어라 지금이 마지막인 것처럼

효준선생 2015. 11. 13. 07:30







죽음의 迷路를 거칠게 벗어난 뒤, 소년을 맞이 한 것은 영웅에 걸맞는 환대였다. 하지만 의심스러운 건 그들 스스로가 왜 그런 대접을 받아야 하는 건지, 그리고 머물게 된 이곳은 어떤 곳인지 알 길이 없었다. 그들은 어린 시절 살던 곳과 부모를 잃은 고아로 설정되어 있다. 미로에서 살아남은 것도, 그곳을 탈출한 것도 모두 또래 친구들의 도움이었다는 사실만이 그들에게 있다.



 


영화 메이즈 러너 : 스코치 트라이얼은 전작에 이어 이번에도 또다시 생사의 갈림길에 선 소년들의 질풍노도를 기반으로 기성 세대들이 만들어 놓은 사회질서를 그들 힘으로 어떻게 재구성하는 지 들여다보는 게임 같은 영화다. 3부작으로 된 영화의 두 번째 편인 이 영화는 앞 뒤를 연결해 주는 고리 역할을 하고 있는데 정말 미로 속에서 헤매던 장면에서 벗어나 인간들이 살고 있는 곳, 그리고 정확하게 무슨 사연이 있는지 알 길은 없지만 폐허가 된 도시와 사막과 산악을 보여주며 살기 위해 달리고 숨고 건너야 하는 고충을 보여준다.



 


청소년들이 주인공인 만큼 그들의 대척점에 있는 건 어른들이다. 다수의 어른들이 나오지만 그들의 삶의 지향점이 모두 같지 않다. 바이러스 치료제를 만들어 내기 위해 면역이 생긴 아이들의 신체 일부를 활용한다는 이유를 들어 아이들을 실험실의 청개구리로 만들어 버리는 어른이 있는 가 하면, 반대로 아직 인간의 존엄에 대해 포기하지 않은 어른도 있다. 모든 게 폐허가 된 것 같아 보여도 희망의 끈은 놓지 않는 다는 사실에 약간 위안을 받을 수는 있지만 아이들이 그랬듯이 누굴 믿어야 할 지는 도통 알 수 없다. 어른들과 달리 아이들의 우정은 대단하다. 피치 못한 사정으로 중도에 탈락하는 아이도 있는 반면, 자신의 목숨과 친구들의 안위를 뒤바꾸어도 좋다고 생각한 리더형 아이도 보인다.



 


무엇보다 이 영화는 하나의 난관을 극복하면 그들이 잠시 쉴 틈도 주지 않은 채 다음 코스로 밀어 버리는 빠른 진행이 눈에 띈다. 다양하게 변화하는 배경 사이로 아이들은 여전히 생존과 팀플레이를 위해 달린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목적이 불분명한 달리기에서 그들은 해답을 찾을 수 있을까 도움도 있고 기술의 도움도 받는다. 그 무엇보다 중요한 건 그들 스스로의 결정과 의지다. 지금까지 잘 끌고 왔고 다음 편에 어떤 내용이 펼쳐질지 가벼운 힌트도 남겨 두었다. 아이들의 성장기록임과 동시에 현재 진행형의 문제의식이 다분한 영화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