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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맨 프롬 UNCLE - [리뷰] 그때 그시절 스파이들이 뭉쳤다

효준선생 2015. 11. 9. 07:30







간첩이라고 하면 좀 없어 보이지만 스파이라고 하면 격이 달라 보이는 탓인지 몰라도 우리 나라에선 스파이 영화들이 괜찮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스파이의 존재가 미국과 소련이 예봉을 겨누었던 60년대 냉전시대의 산물이라면 그들을 다룬 영화들이 적지 않을텐데 흥미로운 건 미국이나 소련은 이런 스파이 영화의 제작에 상대적으로 소홀했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아직도 상대방이 건재한 가운데 제 아무리 지나간 시절의 소재라고 해도 간첩을 보낸다는 설정의 소재 영화가 부담스러울 수 밖엔 없을 것이다. 그래서 주변국, 특히 영국에서 스파이 영화가 많이 만들어진 건 우연이 아니다.



 


영화 맨 프롬 UNCLE 은 당시 적성국인 미국과 소련에서 파견된 스파이를 한 팀으로 묶어 세상을 위협하는 더 무서운 존재를 처결하는 수단으로 활용하는 장면들이 나온다. 사실 이 영화는 아주 오래 전 미국의 드라마에서 소재를 빌어 온 것이고 이번에 개봉한 영화도 아예 그 당시의 올드한 분위기를 제법 잘 살려냈다. 물론 미국 스파이가 이야기를 주도하고 소련 스파이는 따라 가는 존재로 그려져 있지만 동서 화합이라는 구태의연한 설정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어보이는 이야기 구조였다.



 


흘러간 스파이 영화의 껍질을 하고는 있지만 전반부와 후반부는 블록버스터 영화 못지 않은 火攻을 선보인다. 흔히 스파이 영화의 대명사라고 할 수 있는 007 시리즈처럼 다양한 탈 거리라든지, 기상천외한 액세서리들이 많이 등장하는 건 아니지만 적재적소에 필요한 것들로 구색을 갖추었다. 또 하나 돋보이는 건 양념처럼 놓아둔 여성의 몫인데 007에선 아예 편마다 바뀌는 007걸과는 좀 다르게 이번 영화에선 문제를 해결하는 데 주요한 역할을 하는 동독 출신의 자동차 여수리공을 등장시키고 엔딩으로 보아하니 다음 편에서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스파이 영화답게 반전이 여럿 등장한다. 한마디로 쉽게 사람을 믿어서는 안된다는 건데 그런 이유로 오락가락 하는 처신과 행동거지는 뒤를 궁금하게 만드는 데는 성공했다. 전체적인 분위기가 뒷통수를 탁 치게 하거나 엄청난 물량 공세로 인해 줄거리를 놓치고 망연한 표정으로 화면만 보게 하는 수준은 아니다. 어차피 이번 영화가 자신들의 존재를 드러내는데 일조할 욕심으로 만든 것으로 보이니 가벼운 마음으로 세상을 핵무기로부터 어찌 구하는 지나 구경하면 그만이다.



 


재미있는 건 주연으로 나오는 세 명의 배우가 전부 다른 국적이고 그들은 또 다른 나라 출신으로 분했다. 자국의 이익이 아닌 세계를 구하기 위해 활동 범위가 엄청나게 넓은 자경단의 활약에 다음 편을 기대하게 한다. 다른 스파이 영화와 비교하거나 배우 보는 맛이 쏠쏠한 건 덤이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맨 프롬 UNCLE (2015)

The Man From U.N.C.L.E. 
7.6
감독
가이 리치
출연
헨리 카빌, 알리시아 비칸데르, 아미 해머, 휴 그랜트, 엘리자베스 데비키
정보
액션, 코미디 | 미국 | 116 분 | 2015-10-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