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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비밀 - [리뷰] 악연도 이런 악연이 없을 텐데

효준선생 2015. 10. 19. 07:30

 

 

 

 

 

세 사람은 정도의 차이가 있을 망정 모두가 가슴에 품고 살기 힘든 사연이 있고 그 세 사람은 마치 트라이 앵글처럼 엮어 있다. 과연 이런 관계가 가능할까 싶을 정도로 악연이라 할 수 있겠는데 그 단초가 정말 아무것도 아닌 일에서 시작했다는 걸 보니 한숨만 나온다.

 

 

영화 비밀은 제목 그대로 비밀스러운 사연을 안고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과거의 어느 사건에서 촉발된 물고 물리는 아픔이 등장 인물들이 안고 살아야 하는 것들인데 거의 외상후 스트레스 증후군이라 할 정도로 끔찍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살기 위해서 아니 죽지 못해 하루를 버티고 있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았다.

 

 

시종 일관 무겁고 사건과 맞물며 결과를 쉽게 예단하기 쉽지 않았는데 이는 단초가 사건만이 아니라 그 이후에도 추정할 수 있는 사건들이 꼬리를 물고 벌어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시점을 꿰어 맞추기 쉽지 않았다. 애초 사건은 두 개였고 그 사건이 거의 비슷한 시점에서 벌어진 것인데 여기에 연루된 인물들이 마치 교집합처럼 구성되어 있고 화자를 두지 않은 채 감독의 편집에 의존해 뒤섞여 있기 때문이다.

 

 

약혼녀가 잔인하게 살해당한 남자와 가해자의 딸을 자신의 딸로 입양한 형사, 그리고 과거를 잊지 못한 채 내색하지 않고 살아온 10대 소녀, 10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이들을 둘러싼 묘한 관계는 쉽사리 끊어내지 못하고 있다. 서로를 알아 보고 과거의 일을 복기하고 서로에게 자신이 겪어야 했던 심리적 고통을 전가하기 위해 고민한다. 그런 애증이 폭발하는 후반부에 이르면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반전이 드러나고 서둘러 봉합했기에 다소 아쉬웠던 결말을 뒤로 하고 무거운 마음을 안고 극장을 나서게 된다. 이야기 구성이 다소 난삽해 보이지만 주로 세 배우에게 초점을 맞추며 그들의 연기를 보는 건 나쁘지 않았다.

 

 

영화 비밀은 마치 일본의 범죄 추리 소설의 원형을 따온 것 같은 분위기를 띤다. 특이하게도 두 명의 연출자가 공동으로 극본을 쓰고 연출을 했다. 새로운 작업 방식인 듯 싶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비밀 (2015)

Circle of Atonement 
6.6
감독
박은경, 이동하
출연
성동일, 손호준, 김유정, 서예지, 임형준
정보
미스터리, 드라마 | 한국 | 102 분 | 2015-1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