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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노크 노크 - [리뷰] 누가 돌을 던질 수 있을까

효준선생 2015. 10. 18. 07:30

 

 

 

 

 

 

자기 자신을 지극히 윤리 도덕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도 갑작스러운 유혹은 뿌리 칠 수 없을 지 모른다. 인간이기 때문이다. 찰나의 본성이 그동안 켜켜이 쌓아두었던 인간이기에 해서는 안되는 것들 에 대한 관념을 무너뜨리게 하기도 한다.

 

 

영화 노크 노크는 우연히 찾아온 두 명의 여자를 집 안으로 들인 한 남자가 겪어야 하는 난감한 상황을 스릴러로 만든 영화다. 그런데 이 영화 끝이 난 뒤의 느낌은 개운치가 않다. 여자들에 의해 저질러진 일종의 단죄가 반드시 그래야 한다는 개연성과 동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제 아무리 지조있는 남자라고 해도 그 상황에서 이성을 유지하기 쉽게 않은 분위기는 남자가 원해 만들어진 것도 아니고 애초 의도를 가지고 접근했던 여자들에게 오히려 그들 행위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호의를 오히려 밑도 끝도 없는 단죄로 덮어 놓았을 때 공감하기엔 부족한 면이 없지 않다.

 

 

평범한 한 가정, 아내와 아이들과 잘 살고 있고 별로 모난 성격도 아니다. 그저 비오는 날 불쑥 찾아온 여자들과의 운우지정이 있기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기존의 자신의 가정을 무너뜨릴 만큼의 감정이 생긴 것도 아니다. 하지만 남자에게는 지켜야 할 것들이 너무 많이 노출되었다는 게 약점이다. 이 영화는 교묘하게도 SNS의 폐해를 꼬집고 있다. 예전 같았으면 마음 속에 감추고 살았을 것들을 노출하고 그걸 일종의 공명심 같은 것으로 여기며 사는 세상. 하지만 내가 아닌 다른 사람들 마음이 모두 나와 같지는 않다.

 

                 

 

두 여자는 일종의 신의 테스트 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 명이라고 해도 건장한 남자가 제압하지 못할 정도도 아니지만 풀려난 족족 어쩜 그렇게 잘 포박당하는 건지 알 수 없지만 그건 현실이 아닌 순간의 오작동이 가져올 감당하기 어려운 대가에 대해 우리 모두 진지한 고민을 해보라는 연출의 의도 같아 보였다. 여자들의 행동은 정상적이지 않다. 그녀들의 행동은 기괴하다 못해 저럴 수 있나 싶을 정도 인데 너무나도 무력해 보이는 남자에게 오히려 윽박지르는 모습에서 움찔 하는 남자 있다면 이 영화가 상당히 불쾌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

 

             

 

이제 키아누 리브스는 과거의 영화를 기억하지 않으려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기운 빠져 있었다. 거칠게 항변을 하는 장면에서 조차 입만 가지고는 그 위기를 도대체 어떻게 빠져 나갈려고 하나 싶기도 하고 바로 전작에선 무술 솜씨를 뽐낸 바 있기에 후련하게 복수라도 해주길 바랬지만 그것도 아니었다. 치정 멜로와 스릴러를 혼합시킨 이 영화는 유혹의 대가가 얼마나 큰 후회를 하게 될 지 고민할 시간을 준다. 나이 사십이 되면 세상 그 어떤 것에도 혹하지 않는다고 해서 불혹이라고 하는데 누구도 나는 결코 아니라고 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억측이 든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노크 노크 (2015)

Knock Knock 
5.4
감독
일라이 로스
출연
키아누 리브스, 로렌자 이조, 아나 드 아르마스, 이그나시아 알라만드, 아론 번즈
정보
스릴러 | 칠레, 미국 | 99 분 | 2015-1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