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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성난 변호사 - [리뷰] 이기는 것만 정의일까?

효준선생 2015. 10. 10. 07:30

 

 

 

 

 

같은 법을 공부하고 누구는 검사로, 누구는 변호사로 또 누군가는 사무관으로 일을 한다. 지위고하는 차치하고 하나의 사건을 두고 정 반대의 법리해석을 해가며 의견 충돌이 일어나는 장면에서 쉽게 간과되는 부분이 있다. 바로 옆에 앉아 있는 원고와 피고다. 제 아무리 침을 튀며 변론을 하고 유무죄를 주장해도 공판이 끝나고 나면 검사와 변호사는 다음 재판을 준비하면 그만이지만 판결의 당사자들은 애가 타는 심정일 것이다. 세상 살면서 법정엔 가지 않는 게 상책이지만 하지도 않은 잘못이라며 유죄를 주장하는 검사 앞에서 자신의 무죄를 주장하는 변호사야 말로 하늘이 내려준 귀인이라는 착각도 하게 마련이다.

 

 

영화 성난 변호사는 결과만 놓고 보자면 화끈하게 끝나지만 그 과정을 들여다보면 모순이 적지 않음을 발견할 수 있다. 오죽했으면 처참하게 나락으로 떨어져야 마땅한 가해자 측에서 변호사를 변호사 법 위반으로 고소한다고 셀프 디스를 하고 나설까 만약 현직에 있는 변호사들이 이 영화를 본다면 주인공 같은 깡다꾸와 추진력이 없음을 한탄할까 아니면 저렇게 까지 불의 앞에서 참지 못해야 비로소 직업 윤리가 바로 서는 것일까 하는 회의에 빠질 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이 영화는 일개 변호사의 활약상을 담고 있고 생각보다 잔인한 장면들이 적지 않다. 살인 사건과 약화 사건, 그리고 마약 사건을 오고 가며 기업인의 그릇된 마인드를 고쳐준다는 설정인데 그 장면들이 만만치가 않다. 세 가지 사건을 오롯이 한 명이 해결하려고 나서니 명탐정을 뺨치는 지략과 그걸 몸으로 실천해야 하는 체력이 있어야 하는데 어느 순간 돌변하는 모습의 그를 보고 있노라니 영화가 아닌 이상 저런 변호사는 결코 있을 것 같지 않다는 비현실적인 판단이 시선을 가리게 되었다.

 

              

 

이 영화는 범죄극이면서도 배우들이 부분적으로 코믹함을 놓지 않는 바람에 경쾌하게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봉 시점이 한 발 늦은 탓에 얼마 전 개봉한 탐정 : 더 비기닝과 자꾸 비교하면서 비교하게 되었고 엔딩 신에선 나도 모르게, 너희들도? 라는 소리를 내고 말았다. 내용은 생각보다 복잡한 편이다. 대리 살인과 가짜 살인이라는 차이는 있지만 모두 탐정 소설에서 흔하게 쓰던 기법들이다. 그게 영화로 옮겨 지면서 당연히 액션이 가미되어야 하는데 이선균 혼자서 이걸 모두 감당하다 보니 그가 마치 초인처럼 느껴졌고 결정적인 순간에서 긴장 국면을 전환해야 하는 장면들이 구태의연하다는 느낌을 받게 한다.

 

               

 

한 없이 진지할 수도, 한 없이 딱딱할 수도 있었던 소재를 만능 변호사 한 사람을 투입해 무려 세 가지 사건을 가뿐하게 일거에 해결할 수 있었던 것이 욕심이었는지 아니면 능력자의 솜씨였는지는 보는 관객의 몫이다. 이 영화는 오로지 이선균의 영화라는 소리가 절로 나온다. 특히 지하철 승강장 씬과 유원지 씬이 기억이 오래 남는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성난 변호사 (2015)

The Advocate : A missing body 
8
감독
허종호
출연
이선균, 김고은, 임원희, 장현성, 최재웅
정보
범죄, 액션 | 한국 | 117 분 | 2015-1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