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사우스포 - [리뷰] 나비처럼 날아 벌처럼 쏘다

효준선생 2015. 10. 5. 07:30

 

 

 

 

 

영화 사우스포는 복싱을 소재로 하지만 가족 드라마의 성격을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 예전만 못하지만 복싱은 인간이 보여줄 수 있는 극한의 근성을 보여주는 스포츠로 많은 이들의 각광을 받았다. 수많은 사람들이 환호하는 만큼 많은 돈이 오고 갔고 일확천금을 노리는 도박사들이 득시글거리는 한 가운데에 목숨을 담보로 하는 파이터들이 서로의 주먹을 날렸다. 그런데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누가 챙긴다더니 세상 주먹 쓰는 줄만 알았지 얻어 맞고 피 흘려 가며 번 돈의 행방에 대해선 무심했다.

 

 

이 영화의 주인공 빌리 호프는 무패의 전적을 자랑하는 수비보다 공격위주의 인 파이터였다. 비록 고아원 출신이지만 타고난 실력에 아내의 도움으로 승승장구 해왔다. 비록 경기가 끝나면 온 몸이 욱신거려도 행복하다고 생각해 온 그에게 아내의 부재는 도무지 이겨낼 수 없는 커다란 벽과 맞서는 기분이 들었다. 이제 하나 남은 딸과의 만남조차 여의치 못한 상황에서 그가 선택할 수 있는 건 오로지 재기뿐이다.

 

 

배우 제이크 질렌할은 그동안 다양한 영화를 통해 성격파 연기를 잘 해왔다. 어딘가 불안해 보이는 특유의 눈빛이 그를 대체불가능한 배우로 만들었고 이번 영화에서 복서 역할을 위해 그가 만든 몸을 보면 대단하다는 느낌마저 들게 한다. 그런 그가 분노에 의한 주먹질이 아닌 스스로가 다시 살기 위해 일어서려면 필요로 하는 것을 위해 링에 오르는 복서로 연기를 하는 걸 보면 무서울 정도였다.

 

 

사실 이 영화는 복싱 영화의 전형이나 다름없다. 잘 나가던 복서가 한 순간에 모든 걸 잃고 방황하다 결국엔 다시 링에 오른다는 록키 스타일의 영화 이긴 하지만 그 이면에 깔려 있는 오만방자한 거만함이 아닌 외부에서 벌어진 사고에 의해 한 복서가 어떻게 감정을 통제하고 재기에 나서게 되는 지를 보여주는 심리 드라마의 요소가 강하다. 두시간이 넘는 영화지만 배우들의 연기와 실제를 방불케 하는 경기 장면들에선 눈을 뗄 수 없었다.

 

더블클릭을 하시면 이미지를 수정할 수 있습니다

 

제목인 사우스포는 왼손잡이를 뜻하는 말인데 이 영화에선 필살기 정도로 이해하면 될 것 같다. 언제 어느 장면에서 필살기를 발휘하게 되는 지 눈 크게 뜨고 살펴 보기 바란다. 이제 빌리는 자신이 원하던 시합에서 소기의 성과를 거둔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의 행복은 예전과 같을까 다시 되돌릴 수 없는 지난 날의 행복과 영예가 챔피언 벨트와는 바꿀 수 없는 것인지도 모르는 데왼쪽 눈에 맺힌 상처처럼 그는 또 링에 올라야 할 지 모르겠다. 그것이 그가 가장 잘할 수 있는, 먹고 살기 위해선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면 그는 여전히 함정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겠다 하는 안타까움도 사라지지 않는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사우스포 (2015)

Southpaw 
7.5
감독
안톤 후쿠아
출연
제이크 질렌할, 레이첼 맥아담스, 포레스트 휘태커, 나오미 해리스, 50 센트
정보
드라마 | 미국 | 124 분 | 2015-10-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