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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인턴 - [리뷰] 연륜은 결코 거저 얻은 것이 아니다

효준선생 2015. 10. 3. 07:30

 

 

 

 

 

영화 인턴은 시니어로서 봉사 활동이나 다름 없이 생각하며 지원했던 인생 제 2막이 생각지도 못하게 다른 사람들에게 귀감이 되어 준다는 훈훈한 내용의 드라마다. 더불어 고용과 노동의 좋은 예를 보여준다고도 할 수 있다.

 

 

회사 입장에선 나이 먹은 직원을 고비용 저효율의, 그래서 가급적 빠르게 정리하는 게 이익이라는 생각을 할 수 있다. 한국에서 노동개혁이라는 미명하에 자행되는 일련의 움직임도 손쉽게 나이 든 직원을 해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그런데 이 영화는 거꾸로 가고 있다. 젊은 여사장을 중심으로 대부분의 직원들이 새파랗게(?) 젊은 편이다. 그런데 이번에 시니어를 인턴으로 채용한다. 그 중에 한 명이 이 영화에서 반전을 가져오는 인물이다.

 

 

한국에서 나이 일흔이면 뒷 방 신세에 손주 재롱이나 볼 나이라 하지만 이 남자, 일이 하고 싶었다. 그게 바로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하는 것이고 무료한 일상에서 탈출하는 길이었다. 하지만 그것만이 아니었다. 평생을 샐러리맨으로 근무했던 그는 각 잡힌 회사 생활과 적저잭소에 자신이 해야 할 일들을 마무리함으로써 부사장 같은 인턴 역할을 수행한다. 누가 그런 그를 거부하겠는가.

 

 

반대로 여사장은 이제 사업이 궤도에 안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다. 상대적으로 까다롭지만 그 정도도 안해서는 최고 책임자로서 버틸 수 없을 지경이다. 눈 돌아가듯 바쁜 사무실 풍경과 분 단위로 업무를 소화해내는 그녀에게 고민은 바로 가정이다. 남편이 집안 일을 대신하고는 있지만 거기에 오는 불편함으로 인해 그녀는 자신의 역할을 대신할 누군가를 찾으려고 한다.

 

 

이 영화는 상사는 나이 많은 부하는 나이 어린 이라는 공식을 깨는 한 편, 제 아무리 뛰어난 사업가라고 해도 연륜은 무시할 수 없는 것이라는 자명한 이치도 더불어 소개하고 있다. 물론 나이 많은 인턴이 나잇값만 밝히려고 한다면 아무도 그를 편하게 생각할 리 없을 것이다. 먼저 다가서고 먼저 해야 할 일을 하기에 그에게 환호를 보내는 것이다. 영화의 후반부는 개인적인 고민을 안고 있는 여사장 곁에서 마치 친정 아버지같이 조목조목 인생 카운셀러를 해주는 친근한 모습을 성실하게 담아 내고 있다.

 

 

영화는 한결같이 밝은 톤이다. 격의 없이 지내는 회사 분위기도 그렇고 큰 사건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긴박함 보다 일상에서 일반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을 담담하고 경쾌하게 담아낸다. 노인만을 위한 영화도 경영을 하는 사람만을 위한 영화도 아니다. 이미 잊혀진 물건으로 상징되는 전화번호부를 만들던 회사의 중역 출신이라는 이미지와 인터넷 쇼핑 회사라는 요즘 세대의 회사를 대비해 놓은 비유와 가정과 일의 우선 순위를 놓고 가늠하는 것은 어떤 결과를 가져올까 하는 알파우먼의 이야기들이 모든 사람들이 부담 없이 봐도 좋을 영화라는 생각이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인턴 (2015)

The Intern 
8.4
감독
낸시 마이어스
출연
앤 해서웨이, 로버트 드 니로, 르네 루소, 냇 울프, 애덤 드바인
정보
코미디 | 미국 | 121 분 | 2015-09-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