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치외법권 - [리뷰] 이이제이의 난삽함

효준선생 2015. 8. 29. 07:30

 

 

 

 

 

 

영화 치외법권은 자신만의 결기에 차있어 보인다. 권력을 손아귀에 쥔 자 뒤에서 마치 수렴청정이라도 할 듯 하며 위선을 떠는 어느 사이비 종교인의 모습이 최근의 한국병을 일갈하는 듯싶다. 하지만 그 울부짖음이 어딘가 한곳으로 모이질 못한 채 허공에 떠버리고 말았다. 이 영화가 심각한 사회 병폐를 고발하면서도 기본적으로 어설픈 코미디 요소도 움켜쥐고 놓지 못하고 있음에 기인한다.

 

 

 

임창정과 최다니엘은 꽤나 여러 작품에서 호흡을 맞춰왔다. 그래서인지 두 사람간의 화학적 작용은 좋은 편이지만 극 중 그들이 풀어야 할 숙제들이 그들이 쌓아온 그 동안의 캐릭터들과 중복되거나 혹은 유리된 채 다가온 점도 사실 단점에 속한다. 한 사람은 분노 조절 장애, 다른 한 사람은 성욕 조절 장애를 가진 이른바 똘아이 캐릭터인데 그들이 잡아야 할 목표는 대한민국 대통령, 그것도 두 명이나 만들어 냈다고 큰 소리를 쳐대는 종교기관의 수장이라면 웃을 시간이 있겠는가.

 

 

영화는 겉으로는 선행을 하고 구원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목회자를 통해 권력을 움켜쥔 자들의 이중적 행태를 통해 타락해 버린 그들의 모습을 까발리는 데 집중한다. 특히 교회 안에서 벌어지는 갖가지 일탈 행위를 목도하는 건 무척이나 불쾌한 기분이다. 개인의 재산을 강탈하고 심지어 여성을 마치 자신의 성노리개 다루는 듯 하는 남자와 유괴, 감금, 심지어 불법 장기매매에 이르기까지, 강력 범죄자임에도 불구하고 그는 아무렇지도 않다. 왜냐하면 장학생이라고 불리는 정계와 권력기관의 여럿이 그의 그림자 영역에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일이 가능하냐고 묻지 마라. 설사 이 영화가 100% 허구일지라도 요즘 흘러가는 그쪽 사정을 보면 무리도 아니다 싶다. 어찌 어제 오늘 일만이겠는가.

 

 

강력한 카르텔을 맺고 있고 그 안에 포함되기 위해 오히려 애를 쓰는 무리들, 따지고 보면 그 누구도 거들이지 못할 강성기에 대한 도발이 가능한 건 두 명의 형사들에겐 어차피 잃을 것도 없기 때문이다. 흔히 이 정도가 되면 형사 주변을 파헤칠 법도 하건만 두 사람이 단기필마로 적진을 파고 드는 모습에서 해도 안될 싸움을 걸고 거기서 이기는 것이야 말로 온통 허상으로 둘러싸인 인간들의 권력욕심을 깨는 것임을 보여주고자 한다.

 

 

아마 관객들은 헛헛한 실소 안에서 철창 안에 갇힌 임창정의 포효같은 외침과 야비하기 짝이 없는 사이비 종교인이 두드려 맞을 때 오히려 연민이 아닌 그의 명줄이라도 끊어지길 바랬을 지도 모른다. 예나 지금이나 휠체어 앉은 채로 검찰에 들어서는 그들 무리를 보니 그 결말은 뻔해 보였다. 제복을 입은 두 사람 사이로 흐르는 강렬한 비트의 사운드는 이 영화가 애초 보여주고 싶었던 고발의식에서 크게 진보하지 못했음에 대한 가림막처럼 느껴졌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치외법권 (2015)

Untouchable Lawmen 
6.4
감독
신동엽
출연
임창정, 최다니엘, 임은경, 장광, 이경영
정보
액션 | 한국 | 104 분 | 2015-08-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