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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난 그녀와 키스했다 - [리뷰] 사랑할때 놓치지 말아야 할 것들

효준선생 2015. 7. 17. 07:30

 

 

 

 

 

 

 

여자들이 오히려 훈남 게이를 친구를 두는 편이 속 편하다고 하는 이유는 뭘까? 지루하게 밀고 당기는 썸따위는 생각하지 않고 마치 동성친구 대하듯 편하게 대할 수 있다는 말일까 이성의 몸을 가진 남성에게 그런 매력을 느낄 수 없다면 거기다 남들은 다 부러워 할 만한 외모의 소유자라면, 침만 삼키다 말 것인가

 

 

프랑스 영화 난 그녀와 키스했다는 기존의 동성애 영화가 보여준 구태의연한 방식의 진행을 벗고 사랑은 누구와 함께 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마음으로 상대를 대할 때 진정성이 우러나는 지에 대해 묻는다. 밤을 함께 보내고 아주 쿨하게 헤어진 남녀, 원 나잇 스탠드의 공식이라고 하기엔 이 두 사람의 인연이 희박해 보이지 않는다. 이미 열 다섯에 커밍아웃을 한 남자가 남자가 아닌 여자와 하룻밤을 보내게 되었단 설정은 LGBT의 범주만으로 놓고 보자면 이상한 것은 아니다. 레즈비언, 게이, 트랜스젠더와 함께 양성애자(이성애자)를 포함하기에 이 영화의 주인공 제레미 역시 동성애자로서의 가치관이 일거에 무너졌다는 그런 설정은 아니었다. 그는 단 한 명의 여자에게만 반응을 한다는 독특한 상황에 놓여 있을 뿐이다 

 

                     

 

이 영화는 동성애 보다 사랑 그 자체에 포커스를 두고 있다. 제레미에겐 이미 동성의 파트너가 있고 그와 법적(?)인 결혼까지 염두해 둔 상황이지만 우연히 만난 스웨덴에서 온 아가씨에게 정신을 놓은 것이 사건의 발단이다. 잘나가는 리서치 회사의 공동대표이자 집에서도 큰 반대 없이 잘 살고 있는 그에게 과연 그녀는 어떤 존재일까 제레미가 비록 동성애자이지만 그가 그렇지 않다고 가정했을 때 사랑에서 결혼으로 가는 중간에 조금이라도 흔들리지 않을까 사랑이라는 게 마음 먹은 대로 공고한 것일까 하는 질문들을 던져 놓은 셈이다.

 

 

이렇게 제레미를 흔들어 놓은 건 무엇보다 스웨덴 처자 아드나의 상큼발랄한 이미지 덕인지도 모른다. 실제 모델 출신으로 이 영화가 데뷔작인 아드리안나 그라지엘은 영화를 보는 내내 정말 저 정도 미모라면 철벽 게이의 마음도 흔들어 놓을 수 있겠다 싶을 정도로 매력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미 게이로 살아가는 남자를 받아 들이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모두에서 말한 것처럼 멋진 남자를 만나 사랑의 감정을 키워나가는 와중에 그의 성적 정체성을 알고 난 뒤 실망감은 그녀로서도 쉽게 수용할 게 아니기 때문이다.

 

 

영화는 게이로서 남자와 여자 사이에서 고민하는 제레미의 입장을 위주로 담아냈다. 상대적으로 여자의 생각들은 그 비중이 크지 않았는데 만약 제레미가 그녀를 선택하지 않았다면 이 영화가 나올 이유가 없을 텐데 그 꼬인 실타래를 풀어 가는 과정이 무겁거나 치정적인 면으로 흘러가지 않아 불편하지 않게 보았다. 동성애 영화의 분위기가 곳곳에 있지만 배우들이 노골적인 동성애 연기를 하지도 않고 우리가 동성애자들을 떠올리며 생각하게 되는 그런 클리셰한 장면들도 별로 없다. 다시 말해 이 영화는 사랑의 방식, 그리고 선택의 과정을 그리고 있다. 프랑스 영화가 주는 자유 분방하고 주, 조연들의 수다스러운 대사들이 영화를 밝게 만든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