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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인사이드 아웃 - [리뷰] 지금의 느낌이 들통난 기분

효준선생 2015. 7. 10. 07:30

 

 

 

 

 

 

만화 영화 한 편이 이렇게 대단하다는 사실을 발견한 건 영화 인사이드 아웃때문이다. 이 영화는 사건 위주의 스토리를 집어 던지고 오로지 인간이 느낄 수 있는 감정, 그리고 꿈과 성장이라는 키워드를 상상력 하나로 버무려 놓았다. 가장 기발했던 인간의 희로애락에 해당하는 다섯가지 감정을 캐릭터로 구성해 화자(話者)로 만들어 놓았고 이들이 타자화(他者化) 해놓은 11살 소녀 라일리의 일거수일투족에 초점을 맞춘다.

 

 

기쁨, 슬픔, 까칠, 버럭, 소심이라는 5개의 캐릭터는 사람에게 가장 보편적인 감정이라고 여긴다. 이들 중에서도 중심은 기쁨 캐릭터가 잡아간다. 이들은 라일리의 감정안에서 살고 있으며 라일리의 탄생부터 성장까지 모든 경험을 구슬 모양으로 축적해 저장하는 역할도 도맡는다. 라일리가 즐거워 하면 그건 우연한 게 아니라 기쁨 캐릭터가 작동해서이고 그녀가 화를 내는 이유는 버럭 캐릭터가 움직여서였다는 설정이다. 인간의 감정을 컨트롤하는 기제를 마치 눈에 보이는 어떤 것으로 만들고 그들이 상호작용을 하고 그것들을 시스템화한다는 게 무척 신기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은 이뿐 아니다. 라일리는 어려서부터 유난히 하키를 좋아했는데 하키를 중심으로 한 커넥션을 비롯해 아동들이 좋아할 장난감들과의 커넥션, 친구들과의 커넥션, 그리고 부모와의 관계, 마지막으로 정직에 대한 줄기등, 아이가 성장하면서 겪게 되는 커뮤니케이션에도 주목을 하고 있다. 라일리 역시 어린 시절을 보냈던 추운 도시 미네소타를 떠나 대도시인 샌프란시스코로 옮겨 오면서 겪게 되는 부적응과 우울함이 그 나이에 오게 마련인 사춘기 증상과 맞춰 감정의 진폭을 구성해 놓았다. 사실 이 다섯 가지 감정들 중에서 기쁨을 제외하면 모두 부정적이다. 만약 기쁨을 잃어버린다면 라일리의 감정을 어떻게 변하게 될까?

 

 

영화는 이 부분에서 한바탕 소동을 만들어 놓는다. 어느 순간에 부모에게 대들고 친구와의 관계가 소원해지기도 하고 어린 시절 그토록 즐거워했던 놀이들이 시시해질 나이가 된 것이다. 그리고 그녀에게 마지막 동앗줄이라 할 하키실력 마저 발휘하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게 된다면? 이런 가정하에 소녀의 행동은 우리가 충분히 예상한 대로 흘러간다. 하지만 이 영화는 소녀의 행동 변화보다 그 과정에서 벌어지는 다섯 감정들의 자기 복원의 노력들이 심금을 울린다. 특히 슬픔이 만들어 놓은 예상치 못한 일들로 인해 벌어지는 상황들을 그들은 스스로의 노력으로 극복하려고 하는 장면들이 나오는데 당연히 라일리가 겪어내야 하는 감정과 일치한다.

 

 

 

이 영화는 심리학적으로 매우 의미가 있다. 감정을 떠나 잠을 잘 때 꾸는 꿈이 어떻게 만들어 지는 지, 커가면서 인식된 기억들이 어떻게 형성되고 각인되고 잊혀지는 지에 대해, 그리고 라일리외에 다른 사람들의 감정은 어떻게 조절이 되는 지 마지막엔 동물들에게서도 그 타당성을 따져본다. 픽사는 이 영화가 단순히 아이들이나 보는 모험 가득한 활동 사진으로 만들고 싶지는 않았던 것 같다. 이 영화를 보면서 느끼게 되는 감정들이 어떤 매커니즘을 통해 만들어지는 건지 실시간으로 감지가 된다면 이 영화는 소기의 목적은 충분해 보였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인사이드 아웃 (2015)

Inside Out 
8.8
감독
피트 닥터
출연
다이안 레인, 에이미 포엘러, 카일 맥라클란, 민디 캘링, 빌 하더
정보
애니메이션 | 미국 | 102 분 | 2015-07-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