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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적도 - [리뷰] 사공이 많아 배가 산으로 가다

효준선생 2015. 6. 15. 07:30

 

 

 

 

 

 

냉전이 끝났지만 군비는 각국이 결코 포기할 수 없는 마지노선이다. 인류는 수 차례에 걸친 전쟁의 역사를 통해 스스로 구하지 못하는 나라에겐 그 어떤 미래도 보장할 수 없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다. 재래식 무기가 아닌 최첨단의 무기에 대한 갈망도 그래서다. 겉으로는 잘 드러나지 않는, 작지만 엄청난 위력을 가진 무기 체계를 갖추는데 엄청난 예산을 투입하는 이유도 자명하다. 대표적인 것이 핵이지만 워낙 핵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는 지라 힘 센 나라들은 다양한 압박 정책을 통해 나는 가질 수 있지만 너희들은 가질 수 없는 것이라는 입장을 견지하며 지금까지는 그럭저럭 이런 상황을 끌어 왔다. 그런데 이런 평형수 같은 상황이 영화 적도를 통해 깨질 수도 있겠다는 걸 시사했다.

 

 

홍콩 영화 적도엔 한국 배우들이 다수 등장하고 한국의 위치가 적지 않게 반영되고 있다. 그 한가운데엔 한국이 전 세계를 호령할 수 도 있는 엄청난 무기를 만들어냈다는 가정이다. 이 영화의 시나리오는 아마 한국에 대한 이해가 있는 사람이 개입한 것 같은 게 실제 수십 년 전 한국도 핵무기 개발을 시도했다는 전설 같은 이야기를 영화가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무튼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무기가 누군가에게 탈취당하는 사건이 일어나고 다시 홍콩의 공권력에 의해 되찾게 되지만 그 무기의 반환에 대한 옥신각신하는 이야기가 이 영화의 전반적인 줄거리다.

 

                   

 

한국의 신 무기가 홍콩에 보관되어야 하는 당위성을 들고 나오는 건 아이러니하게도 중국이고 그들은 홍콩의 안위는 바로 중국의 안위라 하는 얼토당토한 이유를 들고 있고 그 사이엔 미국 등 다른 열강에 대한 견제가 숨어 있음을 은연중에 드러낸다. 이렇듯 이 영화는 단순한 오락영화 같으면서도 정치색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는데 그 한가운데엔 지독한 우파적 색채의 보수의 시선이 들어가 있다. 그것을 배제한다면 정체가 드러나지 않는 적도라는 별명을 가진 인물이 누구? 혹은 무엇? 이냐에 쏠리게 되는데 눈치 빠른 사람이라면 쉽게 알아 맞출 수 있을 것이다.

 

 

한국과 중국 배우들이 섞여서 만들어 낸 영화이긴 한데 이점이 오히려 이 영화를 갉아 먹고 만다. 중국 배우들은 대개의 홍콩 영화가 그렇듯 액션에 기반을 두고 다소 과장된 설정 라인을 충실히 수행함에 어색해 보이지 않지만 그 사이엔 한국 배우들이 끼어 들면서 전체적으로 이상해지고 말았다. 불필요할 정도로 흥분된 상태만을 고집하고 대사처리나 액션도 저렇게 해도 싶을 정도였다. 일개 홍콩 오락 영화에다 이러쿵저러쿵 토를 다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지만 번잡스러울 정도로 많이 등장하는 주요 인물들과 이해할 수 없는 상황 전개, 그리고 몰입을 방해하는 한국 배우들로 하여금 이 영화는 시간 때우기 그 이하의 결과물로 전락하고 말았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적도 (2015)

Helios 
4.3
감독
렁록만, 써니 럭
출연
지진희, 시원, 장학우, 장가휘, 장첸
정보
액션 | 중국 | 119 분 | 2015-05-28